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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빵집 '동성결혼 옹호 케이크' 주문 거부했다가 500파운드 배상

입력 : 2016-10-25 15:37:51 수정 : 2016-10-25 15: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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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인권운동가, 주문거부에 소송제기…평등법 위반 판결
동성 결혼을 테마로 하는 케이크 주문을 거부한 영국 북아일랜드의 한 빵집이 법정 소송까지 당했다가 패소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파스트 항소법원은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표어를 새긴 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애셔스 베이커리가 손님 개러스 리에게 500파운드(69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한 원심을 24일(현지시간) 유지했다.

디클랜 모건 판사는 애셔스 베이커리가 손님을 성적지향에 따라 직접적으로 차별해 이런 행위를 금지한 '평등법'을 위반했다는 원심판결은 옳다고 밝혔다.

사건은 동성애 인권운동가인 리가 2014년 '동성애혐오 반대의 날'을 기념하는 케이크를 애셔스에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리는 어린이 TV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 버트·어니의 모습과 함께 "동성결혼을 지지해요" 문구를 새긴 케이크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으나 기독교인인 빵집 주인 대니얼 맥아서는 동성결혼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반한다며 거절했다.

이에 리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은 보수 기독교 정당인 민주연방당(DUP)이 북아일랜드 의회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발생해 주목받았고, 성소수자 옹호자들과 보수 기독교 세력간의 대립으로 비화하면서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맥아서는 주문을 거부한 것은 손님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성경에 어긋나는 명분을 홍보하는 메시지"를 새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며 이 케이크를 만들었다면 애셔스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셈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건 판사는 "빵집 주인이 특정 팀이나 핼러윈에 마녀 모습을 새긴 케이크를 제공한다고 해서 그 팀이나 마녀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건 판사는 "서비스 제공자는 이를 모두에게 제공할 수도, 아무에게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금지된 사유로 고객을 고를 수는 없다"며 "성적지향과 관련해 제공자 자신의 정치적, 종교적 메시지만 반영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패소 이후 맥아서는 "이번 판결은 민주적 자유와 종교적 자유, 언론의 자유를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와 달리 북아일랜드에서는 동성결혼이 합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북아일랜드 의회에 여러 차례 동성결혼 허용 법안이 올랐지만, DUP의 반대로 통과되지는 못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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