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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긴급신고 골든타임, 국민관심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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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7 00:21:11 수정 : 2016-10-27 0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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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은 미국 메릴랜드대학 외상센터 소장이었던 애덤스 카울리 박사가 만든 개념으로, 긴급히 의학적 조치를 취해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최소 소요시간을 뜻한다. 의료 현장에서는 심장이 멈췄을 때 심폐소생술(CPR) 골든타임으로 4분을 말하며, 항공기 비상상황에는‘90초룰’이 있고, 화재는 초기 5분이 이후 상황을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각각의 시간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전제되는 것은 빠른 신고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재난신고 119와 범죄신고 112 외에도 해양사고(122), 학교폭력(117), 미아신고(182) 등 21개의 긴급신고전화가 운영됐다. 그러나 번호의 인지도가 낮아 잘 이용되지 못했고, 긴급상황에서 시간을 허비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긴급신고 전화 통합은 세계적인 추세다.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신고전화를 통합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노르웨이, 이스라엘, 멕시코, 칠레 등 6개국뿐이다. 정부는 재난·사고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긴급신고는 119(재난)와 112(범죄)로, 비긴급 신고는 110(민원·상담)으로 통합하여 지난 7월부터 전국적으로 시범 실시해왔다. 시범기간 동안 서비스 조직 간 공동대응 기준과 절차, 역할 등 협력체계를 점검·확인해 시스템을 안정화했다.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오는 28일부터 통합된 긴급신고전화가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국민들이 기존 21개의 복잡한 신고전화번호를 기억하지 않아도 119, 112, 110 3개 번호로만 전화하면 긴급신고 또는 민원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119나 112 한 곳에만 신고하더라도 신고내용, 위치정보, 전화번호 등 신고정보가 소방·해경·경찰 등에 실시간으로 공유돼 관련 기관의 출동과 공동 대응도 빨라지게 된다. 긴급신고(119, 112)와 긴급하지 않은 민원상담 서비스(110)를 분리 운영함에 따라 긴급신고 대응시간도 상당히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한 해 동안 119에 걸려온 신고전화의 27%, 112의 44%가 비긴급 신고였다. 촌각을 다투는 긴급한 신고가 비긴급 신고에 밀려 시간이 지연되는 상황이 왕왕 발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런 비긴급 전화(110)를 따로 분리하면서 정말 긴급한 사람들을 위한 번호를 따로 운영하는 만큼 골든타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신고전화번호도 현재와 같이 병행 운영되는 만큼 통합된 신고전화나 기존의 신고전화 중 어느 번호로 걸어도 해당 기관으로 신속히 연결돼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신고전화의 난립으로 적절한 이용에 어려움과 불편함을 겪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출동이 필요한 재난신고는 119, 범죄신고는 112로 하면 되고 출동이 필요 없는 민원·상담은 110, 딱 세 개만 외우면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펼쳐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불이익은 고스란히 사용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긴급신고전화 통합을 계기로 소중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민들도 함께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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