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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컵 덕분에 동서양이 하나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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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6 10:38:28 수정 : 2016-12-06 14: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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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아들에게 건넸던 작은 컵이 아들의 평생 애장품이 될 줄 아버지는 미처 몰랐다.

10여 년이 지났는데도 아들은 그 컵이 아니면 뭔가 마시기를 거부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아버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의 마음은 바다 건너 먼 대륙까지 닿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낳았다.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와 차이나데일리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의 한 아기용품 제조회사가 영국의 컵 제조사와 손잡고 열네 살 영국 소년을 위한 컵 500개를 최근 제작, 전달했다.

여기까지만 들어서는 도통 무슨 사연인지 모를 것 같아 오래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볼까 한다.



영국에 사는 벤은 자폐증 환자다. 그는 두 살 때 아버지가 건넨 컵이 마음에 들었다. 필요할 때마다 뚜껑 열고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구조로, 손이 닿는 곳에 둔 덕분인지 벤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 됐다.

벤의 아빠 마크 카터는 처음에는 신기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들에게 좋아하는 물건이 생겼다는 건 기뻤지만, 벤이 그 컵이 아니면 물도 입에 대지 않으려 하자 언젠가 컵이 깨지거나 없어지는 날에는 대처 못 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실제로 몇 차례 컵이 옆에 없었을 때 벤은 물도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는 유튜브에 가족 사연이 담긴 영상을 게재하는 등 네티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의 영상은 여러 사람 손을 타고 널리 퍼졌으며, 이를 본 사람들이 자신에게 똑같은 컵이 있다면서 보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카터의 걱정은 끝나지 않았다. 마음씨 따뜻한 이들 덕분에 컵 몇 개를 더 받았으나, 언젠가 그 컵들도 깨질 것 같아서다. 가장 큰 문제는 벤이 좋아하는 컵이 단종됐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한 컵 제조사가 카터 부자(父子)의 사연을 접하고는 돕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자사 직원더러 어딘가 같은 모양의 컵을 생산할 틀을 갖춘 회사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인터넷에서 중국의 한 아기용품 제조회사에 같은 모양의 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영국 제조사의 생산 제안에 사연을 안 중국 업체는 망설이지 않고 벤을 위해 컵 500개를 최근 제작, 카터 부자에게 전달했다.

“기다리던 컵을 드디어 받았습니다. 아들이 무척 좋아하네요. 심지어 컵 여러 개를 나열해 자기 이름을 쓸 정돕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차이나데일리·상하이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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