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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수행법 ‘간화선’ 대중화 싹 틔운 진제스님

입력 : 2016-12-06 21:18:59 수정 : 2016-12-06 21: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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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익혀 번뇌 떨쳐” 쉽게 풀어 전파 / 매년 안거기간 100여 선원 수행 열기 조계종 종정인 진제 대종사(82·사진)는 정통 선맥을 잇는 선승으로 알려져 있다. 스님이 평생 노력하는 간화선 수행의 대중화는 어느덧 한국 특유의 종교문화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추대회의에서 제13대 종정으로 재추대됐다는 소식에도 스님의 주변은 절간처럼 조용하기만 하다. 간화선 수행 중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가지고 있지요. 그러나 우리는 오롯이 마음의 광명을 밝히지 못하고, 업을 좇아 천 갈래 만 갈래 휘몰아치는 번뇌에 쌓여 있습니다. 교만, 시기, 질투, 공포, 불안 등으로 복잡한 생각이 쉴 날이 없어요. 참선을 익히고 꾸준히 정진해 나가면 번뇌가 다하고, 마음 광명이 밝아져요. 그렇게 되면 업이 소멸되어 모든 일을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습니다.”

진제 스님이 최근 펴낸 법어집에 나온 말이다. 한국 전통 불교의 수련법인 간화선을 쉽게 풀어낸 것이다. 근세의 선풍을 드날린 경허 대선사가 간화선의 법맥을 이었다. 경허에서 시작된 근세 조계종 법맥은 혜월, 운봉, 향곡, 진제로 이어진다. 그간 간화선 수행은 산사 스님들의 수행법으로만 전해졌다. 그러나 진제 스님은 일반인들이 참여하기 쉽도록 참선의 대중화 생활화하는 데 진력했다.

간화선 수행은 2500년 전 석가의 법맥을 잇고 있다. 한국은 간화선 수행의 원형이 그대로 이어지는 유일한 불교 국가로 인정받는다. 중국은 공산화로 간화선 수행의 전통이 메말라버렸고, 일본은 형식적으로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참 나를 깨달아 마음의 고향에 이르면 어머니의 품과 같이 온갖 시비 갈등과 시기, 질투가 끊어 없어지게 되어 대안락과 대자유를 얻게 된다.”

도시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에 이르는 법을 알려준다. 매년 여름과 겨울 석 달간의 안거 기간 동안에는 전국의 100여 군데 선원에서 2000여 스님들이 참선수행에 들어간다. 전국에 퍼진 선원에서 재가 수행자들의 열기도 뜨겁다. 모두 간화선의 전통을 잇는 수행이다.

스승인 석우 선사가 청년 진제에게 건넨 말은 지금도 회자된다. “범부가 위대한 부처가 되는 법이 있네. 이 세상에 한번 태어나지 않은 셈치고 수행의 길을 가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진제는 그 길로 불가에 귀의했다. 진제 스님이 동화사 토굴에서 견성한다는 일념으로 정진에 힘을 쏟은 얘기는 지금도 선승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불교 수행은 이렇게 한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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