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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한데… 미술품 투자로 눈 돌려볼까

입력 : 2016-12-06 20:51:25 수정 : 2016-12-06 20: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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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세희(59·여·가명)씨는 최근 민화수집 재미에 푹 빠졌다. 동양화를 취미로 그리던 김씨가 직접 발품을 팔며 미술품 수집에까지 뛰어든 것이다. 현대미술 작품들이 수십억원을 호가하며 사람들의 뜨거운 사랑을 독차지하는 동안 전통미술이 ‘찬밥 신세’였다는 믿음 때문이다. 무엇보다 40만~50만원이면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유명 민화들을 부담 없이 살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했다. 김씨는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민화를 사들이며 미적인 충족감은 물론 컬렉터로서 기쁨까지 느낀다”고 자부했다. 물론 최근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한국 고미술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언젠가 ‘제값’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재테크 기대감도 큰 몫을 했다.

최근 슈퍼리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오던 미술품 투자가 일반 대중에게도 서서히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온라인 미술관과 아트페어를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든 미술작품을 손쉽게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중저가’를 표방한 아트페어들이 심심찮게 열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반인의 미술품투자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는 저금리와 증시불안에 더해 견고했던 부동산 시장까지 흔들리면서 전통적 재테크 수단 대신 대체투자에 관심을 커진 점도 한몫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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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하고 있는 미술품 투자 시장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국내 미술품 시장이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K-ARTMARKET)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이 대중화를 지향하는 동시에 해외진출도 활기를 띠면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국내 미술시장의 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거래금액은 2010년 4500억원에서 2014년 3500억원으로 줄었지만 거래 작품 수는 오히려 2만9600점에서 3만1500점가량으로 늘어났다. 또한 2008년 200여개에 머물렀던 국내 미술품 유통업체 수는 2014년 기준으로 400여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원근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관련보고서를 통해 “과거에 비해 중저가 작품의 거래 비중이 크게 늘고 화랑, 경매, 비엔날레, 아트페어, 온라인 거래 등 다양한 유통경로가 활성화하면서 시장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0년 이후 5년간 국내 화랑은 324개에서 433개로 100여개 수준으로 늘어났다. 또 중저가 작품 위주로 거래되는 온라인 미술품 시장의 2015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가까이 증가했다.

무엇보다 과거 주요 화랑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유통됐던 미술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수년 새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000년대 들어와 경매시장이 꾸준히 발달하고 있는 데다 미술품 시장이 ‘중저가’와 ‘다채로운 아이템’에 초점을 맞추어 온라인 경매는 물론 온라인 쇼핑몰과 소셜 커머스까지 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수요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미술품 투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미술업계 전문가들은 ‘대박’을 노린 대세추종 미술투자를 지양하고 본인의 미적 취향을 정확하게 고려한 후 예산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전했다.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화풍, 미술사조라는 말을 듣고 투자를 고려할 시엔 이미 ‘끝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요 화랑 대표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작품인 동시에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으며 무엇보다 해외 경매에서 투자자들이 새롭게 주목을 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투자해봄 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단순히 책 몇 권을 보고 미술투자를 배울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리고 직접 현장을 발로 뛰어 관련 시장을 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 관련 공공기관의 C 위원은 “미술시장에서 차이나 머니의 영향이 크기에 중국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작품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현희 서울옥션 수석 경매사는 “1년 동안 진행되는 주요 갤러리의 전시, 경매와 아트페어를 직접 찾아다니며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관심 있는 작가의 경우 도록, 그간 전시 및 경매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고 현장을 직접 체험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필수”라고 언급했다. 어떤 미술품이 언제, 얼마에 거래되었는가를 철저히 분석하고 끊임없는 분석을 통해 어떤 작가의 작품이 투자가치가 있는지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내년 1월 초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온라인 미술정보 사이트에서 작가별로 경매 내역을 한눈에 살펴보고 작품 시세들의 평균 시세 추이도 연도별로 분석해 볼 수 있는 서비스까지 등장할 전망이다. 또 서울옥션의 ‘프라이스잇’에서는 소장하고 있는 미술작품의 시세를 알 수 있고 사진만 찍어 올리면 미술품에 대한 시세 정보와 판매 가능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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