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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진주만 위령은 하지만 사죄는 않는다

입력 : 2016-12-06 19:52:02 수정 : 2016-12-06 19: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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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기반 극우세력 반발 고려 / 직접 사죄 않고 ‘화해했다’ 메시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26∼27일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 2차 세계대전 희생자를 위령하기로 했지만 “사죄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에 대해 “전쟁 희생자의 영혼을 위로하려는 것으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데 대한) 사죄를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이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일본의 가해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돼 아베정권의 지지기반인 극우세력이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직접 사죄’는 하지 않더라도 추모 등을 통해 ‘사실상 사죄’했다는 여론을 조성해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화해했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군은 1941년 12월7일(현지시간)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국 함대를 공습해 약 2400명의 미군이 사망했다. 중립 입장이던 미국은 이 공습을 계기로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피폭자 단체 등에서는 아베 총리의 사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가사키원폭피해자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일본군이 먼저 손을 써 전쟁이 시작됐다”며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도 희생자를 위령하는 외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 워싱턴지국장 출신의 저널리스트 마쓰오 후미오(松尾文夫)는 “미·일은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으로 전쟁의 가시를 뽑게 되겠지만 문제는 일본과 동아시아의 관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베 총리 재임 중에 달성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중국과 한국에서 (일본 총리가) 헌화 외교를 하는 것을 과제로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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