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브레도 부통령은 두테르테 정부 출범 이후 주택도시개발조정위원장직을 맡았지만 지난 주말 각료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는 문자메시지 통보를 받은 뒤 사의를 표명했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대통령 선거와 별개로 진행된 부통령 선거를 통해 지난 5월 당선된 로브레도는 그간 범죄예방 정책을 두고 두테르테와 충돌해 왔다.
그는 “사형제 도입, 형사처벌 연령 하향조정, 초법적 처형, 여성학대와 같이 국민에게 해로운 정책에 대해 더 큰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확신을 갖고 용기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원할 만한 정부 정책이 있으면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취임 이후 마약범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뒤 현재까지 2000명에 가까운 마약 용의자를 사살해 국내외에서 초법적 처형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살인과 강도, 마약매매 등 강력범에 대한 사형제 실시와 함께 15세 이상으로 규정된 형사처벌 연령의 하향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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