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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등 6명, 선대 이어 28년만에 증인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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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6 18:45:46 수정 : 2016-12-06 23: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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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조 1차 청문회 안팎 6일 오전 9시24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국회 본청 후문으로 들어섰다. 상시 출입증을 갖지 않은 일반인은 누구나 이곳을 통해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국회 내부로 들어올 수 있다. 이 부회장도 수행원 한 명과 함께 이곳으로 들어왔다. 기다리던 ‘반올림’(삼성반도체 희생자 관련 단체) 회원들이 이 부회장을 보고 울부짖었다. 이 부회장은 이들에게 눈길을 한번 준 뒤 무표정한 얼굴로 청문회장으로 걸어 올라갔다.

1988년 12월 14일 열린 국회 ‘5공비리 조사특위 일해재단 청문회’에 참석해 선서하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장세동 전 안기부장,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왼쪽부터)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출석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청문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제원 기자
첫 번째로 도착한 이 부회장 이후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허창수 GS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손경식 CJ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구본무 LG회장까지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재벌 총수 9명이 국회 본청 245호 청문회장에 나란히 서서 증인선서를 했다. 이 중 6명(이 부회장, 정 회장, 구 회장, 최 회장, 조 회장, 신 회장)은 1988년 열린 일해재단 청문회에서 이름이 거론된 기업 총수의 2세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왼쪽 두번째)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국정조사 특위의 청문회에 참석해 재벌총수들에게 촛불집회에서 사용된 ‘재벌도 공범이다’라는 손팻말을 보여주며 질의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이재용 증인, 그러다 삼성그룹 낙방해요”

가운데 앉은 이 부회장은 청문회 내내 집중타깃이었다. 전체 질문의 8할이 이 부회장에게 집중돼 ‘삼성 청문회’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청문회 초반부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16억원의 세금(증여세)을 내고 8조원의 재산을 일궜다”는 지적에 이 부회장이 “좋은 기업이 되겠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동문서답하지 말라”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은 머뭇거리는 이 부회장에게 “시간이 없다”고 타박했다. 연이어 쏟아지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오후 들어 표정과 답변이 안정됐지만 그는 긴장을 풀지 못했다.

이 부회장이 “죄송하다”는 취지의 답변만 반복하자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재용 증인의 답변은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 송구하다, 앞으로 잘하겠다 이렇게 4지 선다형”이라며 “오늘 대답한 걸로는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수준이다. 기분 나쁘시겠지만 그러다 직원들에게 탄핵 받는다”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 김한정 의원은 “그런 식으로 답변하면 미안한 말이지만 삼성그룹 입사 시험에서 분명히 낙방할 거 같다”고 비아냥댔다. 반면 CJ 손 회장은 박 대통령의 이미경 전 회장 사퇴 압박 사실을 시인하며 답변을 술술 풀어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이재용 구속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제원기자
◆새누리당 이완영, 고령 증인 걱정해 눈총

황영철, 하태경, 이종구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도 총수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고령 재벌 총수의 조퇴를 허용하자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이 의원에게 전달된 이 같은 내용의 쪽지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이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 회장, 손 회장, 김 회장은 병력과 고령으로 오래 있기 힘들다”며 “계속 앉아 있는 모습이 걱정”이라고 말했으나, 야당 간사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목소리가 우렁차서 이상이 없어 보인다”고 즉각 거부했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의사 소견서를 제출한 고령의 정 회장, 구 회장, 손 회장, 구 회장, 조 회장에게 저녁 정회 이후 귀가를 허용했다. 78세로 최고령인 정 회장은 국회 의무실에 들렀다가 병원으로 이동했다.

시종 무거운 분위기의 청문회장에 갑작스런 웃음도 터졌다. 안민석 의원이 촛불집회에 나가본 사람은 손들어 보라고 하자 뒷좌석의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만 손을 들었다. 안 의원이 “당신은 재벌이 아니잖아요”라고 소리치자, 총수들은 입가를 비죽였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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