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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앞에서 '조폭 발언'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눈길

입력 : 2016-12-06 17:59:57 수정 : 2016-12-06 18: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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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 앞에서 "재벌은 조폭과 같아" 직격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로 사퇴압력 받아" 주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왼쪽)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앞쪽은 김승연 한화 회장.
6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주진형(57)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의 소신 발언이 주목받았다.

주 전 대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작년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혀 부당한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주장을 줄곧 폈다.

주 전 대표의 바로 앞에는 최 씨 딸인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에 대한 한화그룹의 특혜성 지원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불려나온 김 회장이 자리를 잡았다.

이 때문에 주 전 대표가 한화그룹의 입장과 어긋나는 발언을 할 때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묻어났다.

주 전 대표는 임기를 6개월가량 남긴 지난해 9월 연임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주 전 대표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두 차례에 걸쳐 낸 것 때문에 조기 경질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논란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자 한화그룹은 주 전 대표의 잔여 임기를 보장하되 연임만 시키지 않는 쪽으로 사태를 정리했다.

주 전 대표의 이날 청문회 발언은 당시 증권가에서 나돌던 소문을 확인해 주는 것이었다.

주 전 대표는 반대 보고서를 쓴 이후 어떤 압력을 받았는지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질의에 "삼성과 한화그룹 양쪽에서 모두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보고서가 나가기 며칠 전에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장인 금춘수 사장이 한화그룹과 삼성은 사이도 좋고 앞으로 딜(거래)도 많고 그래서 부정적 보고서는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증권회사 사장한테 그런 부탁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고 1차 보고서가 나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주 전 대표는 1차 보고서가 나간 뒤에는 더 노골적인 압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보고서가 나간 뒤 금 사장이 다시 '당신 때문에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사장에게서 불평 전화를 받았다'며 더는 보고서를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란 말을 계속했고 그 약속을 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도 두 번째 보고서가 나간 이후 구조조정본부(구조본)에서 굉장히 격앙돼 있고 이렇게 되면 주 사장이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제가 먼저 사임할 일은 없으니 법적 절차대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재벌을 '조직 폭력배'에 빗대어 청문회장에 나온 재벌 총수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그는 한화에서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 재벌이 다 그렇지만 조직폭력배 운영 방식과 같아서 누구라도 거역하면 확실히 응징한다는 논리가 있다"고 답했다.

이 말이 나올 때 주 전 대표의 앞줄에 증인으로 앉아있던 김승연 한화 회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등을 거쳐 2013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았던 주 전 대표는 올해 3월 말 퇴임 후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증권업계에 몸담았을 당시 매도 리포트 확대, 고위험 주식 선정 발표, 수수료 기준의 개인 성과급제 폐지, 과당매매 제한 등 잇단 '개혁 실험'에 나서 '증권업계의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얻었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업계 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 '미스터(Mr.) 쓴소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실험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일각에선 그릇된 관행을 개선하려는 참신한 노력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임직원들의 집단 반발 사태를 부르기로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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