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삼성그룹의 역사와 함께해온 미래전략실은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으로 해체됐다 2010년 부활했지만 두 번째 해체를 맞게 됐다. 미래전략실 해체는 2017년 삼성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개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책임경영에 나선 이 부회장이 계열사 경영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병철 창업주 시절 비서실(1959∼1998)로 출발한 미래전략실은 초기에는 총수를 보좌하는 참모조직으로 운영됐지만 이건희 회장 재임 기간 구조조정본부(1998∼2006), 전략기획실(2006∼2008) 등으로 이름이 바뀌며 임무도 커졌다. 특히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업을 정리하거나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명실상부한 그룹 내 컨트롤타워로 성장했다. 계열사들의 주요 경영 현안은 물론 사장단 인사 등을 주도하는 등 위상이 절대적인 데다 회사 현안을 종합적이고 거시적으로 볼 수 있어 ‘임원 승진을 위한 필수코스’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미래전략실은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말 조직개편이 이뤄졌고 올해는 축소 또는 폐지설이 나돌기도 했다. 특히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등 대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미래전략실이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그룹 내부에서 높아져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성공신화의 역사는 총수를 보좌하고 계열사를 감독해 온 미래전략실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오너의 불법 경영권 승계와 조세포탈 등을 전담하는 ‘삼성 흑역사의 산증인’이라는 인식 또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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