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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진원지’ 전경련 존폐기로에

입력 : 2016-12-06 22:02:49 수정 : 2016-12-06 22: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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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탈퇴’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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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하겠다.”

6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 말 한마디에 오랜 기간 정경유착 논란의 진원지가 됐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삼성이 전경련 해체에 앞장서겠느냐. 앞으로 전경련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해라”고 재촉하자 “그러겠다”고 답했다. 이후 하 의원이 거듭 전경련 해체를 종용하자 이 부회장은 “제 입장에서 해체를 꺼낼 자격이 없다”면서도 “(정경련을) 탈퇴하겠다”고 확언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위에서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면 손을 들어 달라’는 요청에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이 손을 들고 있다.
이재문 기자
삼성이 전경련의 핵심 회원사인 만큼 이 부회장의 발언이 현실화되면 다른 회원사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전신인 한국경제인협회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주도로 창립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현재 전경련 부회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한국 1위 기업인데 탈퇴하면 전경련의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며 “다른 그룹들도 부정적 시선까지 받으면서 전경련에 몸을 담고 있을 이유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청문회에서도 일부 재벌 총수들 사이에서도 입장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하 의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에게 전경련 탈퇴 의사에 동의하냐고 묻자 “네”라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비슷한 취지의 질문에 “의사는 있다”고 답했다.

예산 측면에서도 삼성 탈퇴가 전경련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의 올해 운영 예산은 894억원 정도다. 이 중 389억원이 회원사 회비로 충당되고 있다. 이 회비 중 삼성을 포함한 상위 5개 그룹이 내는 금액이 200억원 정도다. 삼성은 회원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연간 회비도 가장 많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일부 재벌 총수는 전경련 폐지에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해 회원사들 사이에도 그 존폐를 둘러싸고 미묘한 온도 차가 있음을 보여줬다. 청문회 중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회장님은 손 들어 보라”는 요청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이 손을 들어 반대의사를 표했다. 다만 구 회장은 “전경련은 미국 헤리티지재단처럼 운영되거나 각 기업 간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는 게 제 의견”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의 발언은 이익단체 성격인 현재의 전경련 해체보다는 단순한 친목단체로의 변모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경련 회장직을 맡고 있는 허 회장은 전경련 해체 요구에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기서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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