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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변바꿔치기로 도핑테스트 무력화

입력 : 2016-12-10 00:09:30 수정 : 2017-10-24 15: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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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소변 샘플 바꿔치기로 국제대회 도핑 테스트를 무력화했고 연루된 선수만 30여 개 종목에서 1000명이 넘는다는 보고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를 이끄는 캐나다 법학교수 리처드 맥라렌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러시아스포츠계의 도핑(금지약물 복용)에 관한 두 번째 보고서를 공개했다.

 

맥라렌 교수는 러시아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체육부, 반도핑기구, 연방보안국(FSB) 등이 연루돼 1000여명의 선수가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도핑 테스트를 피했다며 관련자의 이메일과 서류, 전문가 분석 자료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가 제출한 자료는 1,166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라렌 교수는 "수년간 국제 스포츠 대회는 이런 흑막을 모른 채 러시아 선수들에게 장악됐고 다른 코치와 선수들은 불공정한 시합을 했다"면서 "스포츠팬들과 관중들은 그동안 계속 속아왔다. 이제 이런 행위를 중단시켜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DNA 검사를 포함한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기법으로 소변 샘플이 바뀌거나 중간에 개봉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증거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라렌은 이어 “러시아 스포츠부와 로드첸코프 박사(그리고리 로드첸코프 전/前/모스크바 반도핑실험실 소장) 등이 금지약물 복용 사실 적발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는 안전한 메커니즘 고안에 참여했다”면서 “동계 및 하계 올림픽,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러시아 선수들이 이 메커니즘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스템은 메달을 따기 위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음모였다”면서 “국가가 지원하는 도핑이 2012년 영국 런던 하계 올림픽, 2013년 러시아 카잔 유니버시아드 대회, 같은해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등에서 줄곧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 내용에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15명의 러시아 선수가 소변 샘플을 조작했다는 자료도 들어 있다. 이들 중에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메달 4관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라렌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러시아에서 전례가 없는 도핑 샘플 조작이 있었으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때 도핑 검사에 걸린 러시아 선수는 없었지만, 맥라렌은 러시아 체육부가 선수들에게 검사를 피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칵테일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맥라렌 교수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앞둔 지난 7월 러시아 선수단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하는 1차 보고서를 낸 바 있다. WADA는 이를 근거로 러시아 선수단의 리우 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면 금지 대신 연맹별로 출전 허용 여부를 판단토록 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육상과 역도 선수들의 리우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고 패럴림픽엔 모든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금지됐다.

 

맥라렌 2차 보고서로 러시아 선수단의 집단 금지약물 복용 의혹이 확산함에 따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 참가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IOC는 맥라렌의 2차 보고서를 검토한 뒤 조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체육부는 이날 보도문에서 “도핑 지원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은 없으며 불관용의 원칙으로 도핑과의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스포츠계는 보고서에 대해 "구체적 증거를 결여한 근거없는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는 15일 회의를 열고 WADA 보고서를 검토할 것이라고 RUSADA 감독위원회 위원장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밝혔다.

 

장대높이뛰기 스타 출신의 이신바예바는 지난 8일 RUSADA 감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WADA는 지난 4월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의혹과 관련 RUSADA의 자격을 정지했으며 내년 1월 자격 회복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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