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하 ‘Alive3’ |
박 작가는 주변인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살아있는 식물과 죽어 있지만 살아있는 듯한 박제라는 오브제를 병치해오고 있다. 직접 박제를 하면서 존재에 대해 느끼는 상이한 감정을 두 개의 비디오 화면에 담아 그 자신의 손짓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삶과 죽음 사이의 간극에서 느껴지는 의문, 즉 존재에 대한 의구심이 모든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박선하 ‘나의 죽음’ |
두 작가의 작업일지를 들여다 봤다.
“ ···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내야 한다는 굳은 압박과 모든 생명체를 함부로 죽여서는 안되며 사랑해야 된다는 도덕심으로, 억압하고 거부한 욕망이 ‘박제’라는 오브제를 통해 도출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살고도 싶고 죽고도 싶은 나의 심리상태는 박제될 새 혹은 나와 마주하는 것들 역시 살리고도 싶거나 죽이고도 싶은 것이다.
전시장에 펼쳐질 공간은 내가 현재 처해있는 나의 중간적 공간이다. 하지만 비단 이 공간이 나만이 서있는 나의 공간만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불안하며 위태위태하다. 그러한 세상에서 허망하고 허무하며 의욕 없이 살아가는 내 또래의 젊은 세대가 살아가는 공간도 나의 공간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전시를 통해 젊은 세대에 대한 위안과 위로라는 거창한 취지보다는 우리 세대가 처한 위태로움과 불안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공감하며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박선하)
이정서 ‘부처의 얼굴’ |
인간은 끊임없이 깨닫고 번뇌하기를 반복한다. 선하고 바른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상적인 부분이 인간의 부처라면 솟아나는 끝없는 번뇌는 음습한 곳에서나 자라나는 버섯과 다름없다. 부처의 모습으로 이루어진 형상 위에 돋아 난 버섯과 갈라진 흠들은 인간의 무수한 부딪힘을 보여준다. 본 작품은 인간의 이상과 인간의 현실 사이 어딘가 언저리에 존재하는 ‘인간’ 그 자체를 표현한다.” (이정서)
이정서 ‘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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