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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공작은 왜 생존에 불리한 화려한 깃털 지녔나

입력 : 2017-01-21 03:00:00 수정 : 2017-01-20 20: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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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크로닌 지음/홍승효 옮김/사이언스북스/3만5000원
개미와 공작/헬레나 크로닌 지음/홍승효 옮김/사이언스북스/3만5000원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내놓은지 160여년이 지났지만, 진화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출판계에도 이런 추세가 반영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의 ‘말레이 제도’가 1869년 출간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완역돼 소개됐다.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여러 학문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진화론을 소개한 ‘다윈의 정원’을 내놓았다. 신간 ‘개미와 공작’도 비슷한 맥락의 책이다.

종의 기원 이후, ‘이타주의’와 ‘성 선택’은 진화론의 결정적 난제로 꼽혀 왔다. 같은 여왕개미의 자손들로 이루어진 혈연집단의 존속을 위해 자손을 낳지 않는 일개미는 이타주의를, 암컷들의 호감을 얻어 짝으로 선택받기 위해 수컷들이 생존에 불리할 정도로 화려하고 거대한 깃털을 발달시킨 공작은 성 선택의 대표 사례로 인식됐다.

일개미의 이타성과 수컷 공작의 화려한 깃털은 그것을 보유한 개체들의 번식과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런 특성을 지닌 개체들이 진화해 왔다는 사실은 다윈주의의 모순으로도 보여진다. 번식에 유리한 특성을 가진 개체들이 자연 선택에 따라 그 특성을 진화시키고 개체 수를 늘려간다는 다윈의 진화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사례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개미와 공작은 진화론이 등장한 19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다윈주의 역사상 가장 뜨거운 논쟁의 주인공이었다. 저자는 이타주의와 성 선택의 수수께끼를 둘러싼 진화론의 역사에서 가장 치열한 토론의 과정과 그 성과를 집대성했다.

저자는 개미의 이타성과 협동, 공작들의 깃털과 짝짓기가 진화하는 과정을 인간의 도덕성과 미적 감각의 발달에 대한 논의로 확장시킨다. 1부 ‘다윈주의, 그 경쟁자들과 배교자들’에서는 다윈과 월리스가 함께 창시한 다윈주의의 역사를 성 선택과 이타주의를 중심으로 세밀하게 그린다. 그동안 다윈의 그림자에 가려진 월리스가 다윈주의 초기에 미친 영향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2부 ‘공작’은 암컷 공작에게 배우자로 선택되기 위해 수컷 공작들이 깃털을 발달시킨 성 선택의 원리가 해명된 과정을 다룬다. 3부 ‘개미’에서는 같은 여왕개미의 자손들로 구성된 친족집단을 위해 일개미들은 개체 번식을 포기하는 이타성의 문제가 진화 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논의된 과정과 그 사이의 쟁점들을 다룬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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