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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앓고있는 조울증, 정신분석학이 내린 처방전은

입력 : 2017-01-21 03:00:00 수정 : 2017-01-20 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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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세들라체크, 올리버 탄처 지음/배명자 옮김/세종서적/1만7000원
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운 경제/토마스 세들라체크, 올리버 탄처 지음/배명자 옮김/세종서적/1만7000원


경제는 확실히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가장 명백한 질병은 양극성장애(조울증)이다. 철학과 윤리학 차원에서 보면 경제는 이기심의 (전능한) 힘을 믿고 있다. 마치 스스로가 지구를 이끄는 힘인 것처럼 ‘가스펠’을 설교한다. 경제적 사고는 다른 모든 가치를 냉소하고 경멸하고 개인의 이익과 쾌락을 중심에 두는 공리주의의 자손이다. 2008년 경제위기 당시 확인했듯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동안 자신이 무시했던 아버지(국가 또는 사회)에게로 즉시 도망친다. 확실히 경제는 자기중심적이다.

이 책은 현대 시장경제의 민낯을 들춰낸다. 자유시장경제의 최고 원칙인 자유는 사람들에게 풍요를 안겨줬지만 수많은 위기의 원인이 됐다. 지나친 경제적 자유에는 대가가 따른다. 저자는 신화와 프로이트·융의 이론 같은 정신분석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모색한다.

영화 속 환자가 소파에 누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듯이 자본주의라는 환자를 소파에 눕히고 질병을 진단한다. 점점 빨라지는 호황과 불황의 경기순환은 양극단의 혼돈을 만들어낸다. 부정적 극단에서 현실을 왜곡하게 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야기하는 공포증도 있다. 위기시대에 공포 마케팅이 성행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성격장애도 앓고 있다. 인간성과 이타주의, 건강한 이성보다는 이기주의와 잔인한 경쟁 등이 득세를 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삶을 파괴하는 성장 강박과 물신숭배로부터 벗어나 인간성, 이타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사회복지국가를 발명함으로써 공산주의에 대항하였듯이 내적 개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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