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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아빠가 싸준 마지막 도시락...“엄마처럼 만들지 못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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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2 11:24:26 수정 : 2017-01-23 11: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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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성인이 된 한 여성이 '고교 시절 아빠가 싸준 마지막 도시락’이라며 사진과 함께 아버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편지에 담아 소셜 미디어(SNS)에 전했다.
누구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도시락.
어머니가 없었던 미도리 씨. 그녀는 고교 시절 어설픈 솜씨였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도시락을 챙겨준 아버지에게 고마워서, 기뻐서 눈물이 났지만 아버지는 되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며 마지막 도시락에 담긴 편지를 소개했다.

<편지 일부>
3년간 아빠가 싸준 도시락, 받아줘서 고맙다.
친구들 앞에서 못생긴 도시락을 열기도 창피했을 텐데 볼품없다고, 맛없다고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네.
도시락을 먹곤 배탈이 나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반찬을 얻어먹기도 했을 텐데.
정말 미안해.


그녀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대신해 딸의 점심을 챙기기 시작했다.
감수성이 민감했던 사춘기 시절 미도리 씨는 처음 아버지가 싸준 "도시락이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럴 때면 친구들이 볼세라 숨기기도 했지만, 밤늦게 퇴근해서도 새벽이면 일어나 도시락을 만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본 후 “투정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도시락을 불평하는 건 아빠의 노력과 정성을 무시하는 버릇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도시락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그렇게 3년이란 긴 시간. 하루도 빠짐없이 도시락을 챙겨온 그녀의 아버지는 딸의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도시락 만들기를 졸업했다.
'아빠가 싸준 마지막 도시락' 편지에는 미안한 마음을 담고 있다.
미도리 씨는 아버지가 싸준 마지막 도시락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을지 알게 됐고, 세련된 도시락보다 더 맛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미도리 씨도 아버지에게 인사했다.

<편지 일부>
매일 도시락을 챙겨줘서 고마워요. 아빠.
3년간의 도시락 고맙고 수고하셨습니다.
아빠의 도시락은 세계 최고였습니다.
아빠의 도시락은 누구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도시락이었습니다.
고마워요. 아빠.


미도리 씨는 “매일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도시락에 아빠가 얼마나 큰 사랑을 담았는지 성인이 된 지금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미도리 씨와 그녀의 아버지.
SNS에 많은 공감이 이어졌다.
어머니의 빈자리를 메우려 노력한 한 그녀의 아버지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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