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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톡戰] "치킨값, 오를 땐 1일 vs 내릴 땐 1년?"

입력 : 2017-01-23 13:00:00 수정 : 2017-01-23 14: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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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 것이다. 죄 없는 치킨가게 업주 욕하지 말고, 치킨프랜차이즈 본사를 탓해라. 그런 유통 구조를 허가해준 나라를 비판하라. 정말 뼈 빠지게 일해 겨우 입에 풀칠하는 영세업주들에게 손가락질 하지마라."(40대 자영업자 B씨)

"치킨을 찾는 소비자가 더 줄어야 업체들이 정신을 차린다. 가맹점은 본사 정책을 따라야 하니 치킨 판매가를 내리고 싶어도 못 내리는 것이다. 본사는 다른 회사 눈치 보면서 주춤거린다. 최악의 경우 가맹점은 망해도 본사는 멀쩡한 경우가 많다. 그러니 본사 입장에서는 조금만 버티자는 식으로 가격 안 내리는 것이다."(20대 대학생 A씨)

최근 닭고기 도매가가 폭락했지만, 서민들이 즐겨 먹는 치킨의 소비자판매가격은 꿈쩍도 않고 있다.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이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수요가 급락, 지난달부터 닭고기 도매가격이 낮아진 상황임에도 치킨 판매가격은 그대로인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생계(중·1㎏ 기준) 도매가는 지난해 11월 1890원이었으나, 최근 1400원대로 하락했다.

이는 업계에서 추정하는 적정 시세인 1700~1800원보다 더 낮은 가격이다.

◆생닭 한마리 가격 1390원 vs 치킨 한마리 가격 1만7000원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백숙용 생닭 가격도 지난해 11월에는 ㎏당 5980원이었지만, 최근 5000원선으로 하락했다.

AI 확산으로 불안해진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잘 찾지 않다보니 소비가 급감, 가격이 폭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비롯 치킨 전문점에서 파는 각종 제품의 판매가격은 AI 발생 이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다.

전국에 수십여개 직영점을 운영중인 한 치킨 전문점도 닭고기 가격 폭락으로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지만 주요 메뉴의 가격을 조정하지 않았다.

개인 점주가 운영하는 모 치킨 역시 '양념반·후라이드반' 메뉴가 AI 발생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업체 "치킨 안 팔려서 손해 보며 장사한다"

한 소비자는 "AI 파동으로 인해 소비가 줄어 닭고기 도매가가 30% 가까이 폭락했다면, 치킨 판매가격도 낮아지는 게 상식 아니냐"며 "동네 치킨 가게들이 얌체같이 폭리를 취하는 것 같아 기분이 찜찜하다"고 하소연했다.

물론 치킨업체들도 할 말은 있다.

수시로 달라지는 닭고기 도매가를 그때그때 소비자가에 반영하기 어렵고, 업체에 따라 육계 물량을 사전 계약을 통해 공급받는 경우도 있어 지금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 닭고기 전문기업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계속 변하는데 마리당 몇 백원 내리거나 올랐다고 그때그때 가격을 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최근 치킨 수요 자체가 급감해 업체들이 되레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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