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자신을 ‘적폐 청산’ ‘공정국가 건설’의 적임자라고 주장하며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15세 때인 1979년부터 2년 남짓 페인트와 시너 냄새를 맡으며 일하느라 후각을 잃었던 경기도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 야외마당에서다.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집안 출신”으로 사회적 약자의 삶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기득권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지도자임을 부각시킨 것이다.
어머니 안아주며… 이재명 성남시장(왼쪽)이 23일 경기도 성남시 오리엔트시계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에 앞서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어머니를 안아주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
그는 지난해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대중의 체증을 뚫어주는 돌직구 화법으로 촛불 민심에 어필하며 단숨에 차기 유력주자로 도약했다. 기초단체장이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스스로도 ‘기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지지율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시장은 출마선언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는 표본으로 선택된 이들이 수동적으로 답한 결과일 뿐”이라며 “강한 의지를 가진, 행동하는 적극적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경선에서는 제가 반드시 이기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을 ‘포퓰리스트’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국민이 맡긴 돈(세금)을 국민을 위해 쓰지 않는 정치인들이 (복지정책을) 비방하기 위해 쓰는 말”이라고 일축하며 “4대강 사업, 자원외교로 낭비하거나 순실예산으로 쓰이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놓고는 “아직 국내 정서에 맞지 않다. 중도에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날 출마선언에는 이 시장 가족들과 ‘손가락혁명군’ 등 지지자 약 1000명(주최 측 추산), 정성호·김영진·제윤경 의원 등이 함께했다.
성남=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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