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다시 기회줄까" vs "다시 밀어줄까"… 호남의 고민

입력 : 2017-01-23 18:34:21 수정 : 2017-01-23 22:17:1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반문 정서 줄었지만 물음표는 여전/2030에선 문 지지성향 뚜렷한 감지/안은 선명성 부족 지지율 정체 상태/장년층 “반 출마땐 안에 기회 올 것” 호남이 고민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나란히 광주와 전남을 찾은 22, 23일 호남 민심은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호남 표심이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시민들 입에서 먼저 나왔다.

목포 간 안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3일 전남 목포 동부시장을 찾아 한 상인이 건넨 떡을 먹고 있다. 이날 하루 종일 목포와 신안, 무안, 화순을 돈 안 전 대표는 “전남은 저와 국민의당이 있게 해주신 곳”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목포=연합뉴스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는 확연히 사그라들었지만 ‘물음표’는 여전했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 속에서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와 안 전 대표에게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엇갈렸다.

22일 호남지역 대표적 전통시장인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는 문, 안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지지한다는 목소리가 섞여 나왔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한명훈(69)씨는 “안철수는 아직 공부 중이다. 2012년에 대선을 경험한 문재인으로 정했다”고 했다. 한씨는 “호남 민심은 국회의원은 국민의당,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며 “안철수는 호남이 밀어줘도 대통령 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가방가게를 운영하는 이모(72)씨는 “문재인이 과거에 대통령 될 생각을 했으면 호남을 그렇게 푸대접 안 했을 것”이라며 “호남에 공들인다고 하는데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 않는다”고 했다. 이씨는 “현재까지는 안철수한테 마음이 있고 반 총장이 출마선언을 확실히 하면 또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안숙영(49·여)씨는 “지난 총선 때 국민의당을 뽑았다. 이번에는 문재인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고 했고, 양동시장에서 40년 동안 장사를 했다는 조모(70·여)씨는 “설이 코앞인테 시장이 텅 비었다. 정치인이라고 맘에 드는 사람이 하나 없다”면서도 “그래도 문재인 그 양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광주 신도심에 속하는 상무지구에서 만난 강승환(59)씨는 “호남에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선명성 있는 말을 직설적으로 하지 않고, 박지원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이 이유일 것”이라며 “안 전 대표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 간 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운데)가 23일 전남 나주에 위치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내 한국전력 본사를 찾아 이낙연 전남지사(왼쪽), 조환익 한전 사장과 대화하고 있다.
나주=연합뉴스
20·30대에선 문 전 대표 지지성향이 뚜렷했다. 상무지구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8)씨는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반문 정서가 여전히 강하지만 젊은 층에선 문 대표 지지가 확실하다”며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은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취업준비생 이용진(21)씨도 “친구들 사이에 문재인이 낫다는 이야기가 대다수”라고 했다.

23일 전남 나주 빛가람동에서 만난 정준호(43)씨는 “문 전 대표가 진짜 대통령감인지 반신반의”라고 말했다. 정씨는 “안철수 대표는 국정운영을 할 지도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등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택시기사 이기종(72)씨는 “아직은 단언하기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대선은 과거 대선과는 다를 것”이라며 “호남이 누굴 한꺼번에 밀어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광주·나주=박영준·홍주형 기자 yj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