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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교밖 '위기청소년', 자살·성폭력 내몰린다

입력 : 2017-01-23 18:28:33 수정 : 2017-01-25 17: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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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고위험군 절반 “자살 시도” / 10명 중 2명꼴 “성희롱 등 피해” / 당국, 부적응 학생 대책 세워야
학교생활 부적응, 사회범죄 등에 노출된 ‘위기·취약 청소년’에 대한 교육 당국의 보호정책이 겉돌고 있다. ‘교육·보호 사각지대’ 청소년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하 청소년상담원)이 지난해 전국 초·중·고 학생 8만3353명과 위기·취약 청소년 6463명 등 8만9816명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청소년 위기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고위험군’에 속한 위기·취약 청소년 중 절반이 지난해 자살을 한 번 이상 시도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고위험군 위기·취약 청소년 10명 중 2명 정도는 아르바이트 등 직장에서 성희롱·성폭행 피해를 겪었다. 청소년상담원의 전국 단위 실태조사는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다. 상담원은 “위기 청소년 수가 매년 증가 추세인 데다 위기상황이 계속 심화하고 복합적 양상을 띠고 있어 문제”라고 진단했다.

위기·취약 청소년은 가족·학교·사회적 위기상황으로 정상적인 신체·정신 발달이나 직업생활을 하기 어려운 청소년을 일컫는다. 소년원이나 보호관찰시설은 물론 양육시설이나 청소년 쉼터, 학교밖 센터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을 포함한다. 이들 중 고위험·위험군은 자살시도나 집단따돌림, 게임중독 등 문제 행동 정도가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하다.

청소년상담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위기·취약 청소년 고위험군 비율은 전체의 5.0%, 위험군(심리적 문제를 개인 스스로 통제 못하는 상태)은 8.1%다. 심리적으로 취약한 ‘잠재적 위험군’은 29.5%였다. 반면 일반학생의 경우 고위험군 0.5%, 위험군 1.7%, 잠재적 위험군 14.9%인 것으로 조사됐다. 위기·취약 학생의 고위험·위험군 비율이 일반학생보다 약 6배나 높았던 것이다.

위기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위기·취약 청소년들은 6년 전에 비해 △자살시도 경험(8.8%포인트) △인터넷·스마트폰 중독률(1.6%포인트) △성폭력피해 경험(0.1%포인트)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1회 이상 자살을 시도한 청소년은 지난해 '고위험군' 위기·취약의 경우 49.9%, 일반학생은 37.3%였다. 한국이 200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불명예를 벗지 못한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순길 청소년상담원 연구위원은 “위기·취약 청소년들만큼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라며 “도움을 받고 싶어도 기댈 데가 없는 청소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기·취약 청소년과 일반 학생을 막론하고 지난해 흡연이나 음주, 약물(본드·가스·마약)류, 갈취·절도 행위는 눈에 띄게 줄었다. ‘위험군’ 일반 학생의 음주행위는 2010년 9.1%보다 2배 이상 줄어든 3.9%에 불과했다. 일반학생의 학교폭력 피해도 6년 전 7.6%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3.6%였다.

송민섭·김주영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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