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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슬퍼하지마. 그런다고 살아나지 않아" 어떤 의사의 유서

입력 : 2017-01-24 11:39:54 수정 : 2017-01-24 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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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에 걸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미국의 70대 의사가 남긴 위트 있는 유서가 화제다. 더 이상 슬퍼하지 말고, 일상으로 복귀하라는게 유서의 요지인데, 죽음을 어떻게 받아여들여야 할까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교훈이 됐다는 전언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살던 케이 안 헤게스타드(72)는 2년간 골수암과 맞서 싸우다 최근 세상을 떠났다.

헤게스타드의 유서를 본 가족은 어안이 벙벙했다. 비관적인 내용이 가득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유서에서 그는 살아있을 적 암과 용감히 싸우지도 않은 투덜이였다고 고백하고, 슬퍼한다고 살아나는 것도 아니므로 얼른 일상으로 돌아가달라며 가족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살던 케이 안 헤게스타드의 생전 모습. 그는 골수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재치있는 유서를 가족게 남겼다.


헤게스타드의 남편 폴이 언론에 소개한 이 유서에는 실제로 “아무도 내가 용감했다고 말하지 말라”며 “정말로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쓰여있었다. 헤게스타드는 이어 “살았을 적 아프다고 끙끙대기만 했다”며 “얼마나 투덜이냐”고도 고백했다.

유서는 또 “헤게스타드는 일찍 세상을 뜨기를 원했지만 가족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물론 그 덕분에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할 수는 있었다” 등의 글도 적혔다.

농담 같은 유서지만 가족에게 고마워하는 헤게스타드의 마음도 스며들었다. 그는 “우리 남편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며 “시누이와 삼촌 그리고 다른 친지들 응원 덕분에 인생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유서를 읽는 가족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을 우려했는지 “응원해준 분들의 이름을 나열하자면 유서가 3배는 길어질 것”이라며 “누가 여기에 언급될지 본인들은 안다”며 재치 만점의 글로 감사함을 표했다.

 
헤게스타드의 생전 모습. 그는 유서에서 “내가 죽은 걸 슬퍼하지 말라”며 “그런다고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성적 소수자를 위한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하는 등 생전 헤게스타드는 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유서에서도 인생에서 만나온 사람들이 모두 그리울 것이라고 전해 훈훈함을 안겨줬다.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남은 사람들을 위로하려 했던 헤게스타드의 유서에 누리꾼들은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많은 이들은 “그는 죽음 앞에 무릎 꿇지 않은 승자 같다”며 “평화롭게 잠들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헤게스타드와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나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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