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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뭐가?] (17) 드르스티(Drishti) 시선을 한곳에 고정시키는 힘…지치지 않아야 한다

입력 : 2017-02-11 14:00:00 수정 : 2017-02-10 16: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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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와 그 속근육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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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지러워도 그것과는 아무상관 없이 시간은 흐르고 새해는 밝았다. 시간은 늘 그렇듯 나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일관성 있게 흐른다.

체육관의 1월 첫날은 신규 회원들로 붐볐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계획을 건강으로 한 듯이, 배드민턴이든, 에어로빅이든, 요가든 자신의 취향에 맞춰 새해에 새롭게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처음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때 낯설음 때문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게 된다. 내 몸은 확인 할 틈도 없이, 옆 사람을 보고, 선생님을 보느라 바쁘다.

새로운 운동에 대한, 내 몸에 대한 어느 정도의 낯설음이 지나가고 나면 그때서야 내 몸 상태를 확인할 여유가 생긴다.

요가 수업을 할 때 동작을 완성하고 마무리로 손끝이나 발끝 코끝을 보고 시선을 고정 시키라고 한다.  내가 원하는 한곳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한곳에 머무르는 것을 요가에서는 드르스티(Drishti)라고 한다.

드르스티(Drishti)는 ‘시선을 한곳에 고정 시키다’ 라는 뜻이다.

코 끝에 시선을 두면 나사그라드르스티(Nasagra-코끝), 눈썹사이 미간에 두면 브룸마디아드르시티(Brumadya-미간,제3의눈)라고 한다.

지금 잠시 시선을 코 끝지나 바닥 한 점에 둔다. 초점을 맞춘 채로 얼마나 유지 할수 있는지 점검해 본다. 별다른 생각 없이 한곳을 응시 할 수 있다면 지금 드르스티를 실행한 것이다.

그게 뭐가 어렵다고 요가에서 따로 이야기 하는가?
맞다 아주 쉽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해보면 단순한게 가장 어렵지 않은가...

예를 들면, 자고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는 나도 모르게 멍하니 한곳을 보게 된다. 아무런 생각이 들어올 틈도 없이 온전히 눈앞에 보이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반면 잠들기 전을 떠올려 보면 눈을 뜨고 한곳을 바라보고는 있지만, 머릿속은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하루 종일 있었던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나 둘씩 파도처럼 떠올라온다.

한곳을 시선을 머물러 유지 할 수 있는 힘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필자의 경험을 이야기해보면, 항암치료를 모두 마치고 회복하는 기간 동안 요가를 하는 중에는 드르스티가 되지 않은걸 알았다. 아직 치료의 기운이 남아있던 상태(치료직후 6개월 이내에)에서 명상을 하겠다고 좌대를 잡고 앉았으나 눈을 감고 코끝이 시선을 고정한 순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와 유지 할 수 없었다.

개인적인 문제 인가 했으나, 필자가 수업하는 소아암 치료를 완료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했을 때도 눈을 감고 시선을 고정 시키게 하자마자 ‘머리 아파요’라고 호소하며 눈을 떴다. (필자의 경우는 치료 종료 후 일년이 넘어 골반이 힘이 잡히고 나서야 드르스티가 가능했다.)

 

시선을 한곳에 두기 위해서는 안구의 근육이 한 자세(? 위치)로 고정 되어야 유지되어야 한다. 안구를 잡고 있는 근육은 뇌기저부와 가장 가까이 있고, 뇌기저부 주변에는 우리 몸의 생존을(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본능의 뇌(파충류의 뇌)가 위치해 있다. 시선을 한곳에 고정하는 것도 근육의 움직임 인 것이다.

요가아사나(동작)를 할 때 처음 하는 낯선 동작이 어려워 호흡이 거칠어지면 중심이 본능적으로 몸통의 하부(골반)에서 상부(어깨)로 올라가게 되고, 흉곽 주변이 긴장 되면서 호흡은 더욱 짧아지게 된다. 어디가 문제인지 찾기 위해 시선은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이때 잠시 본능을 제어 할 수 있으려면, 잠시 현재의 내 호흡 상태를 온전히 바라보고, 내쉬는 호흡을 일초만 더 길게, 정성스럽게, 섬세하게, 스스로 호흡을 조절해, 몸을 안정시켜 나의 목적하는 곳을 온전히 바라 볼 수 있는 여유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겉에 있는 눈에 보이는 근육을 바꾸는데 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하물며 보이지 않는 몸 깊숙한, 머리 깊숙한 근육들은 어떠할까?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몸은 그렇다. 놓고 살아온 세월보다는 빠르게 돌아온다. 내가 느끼지 못하고 흘려보낸 세월보다는 빠르게 돌아온다.

백세시대, 생각보다 오래 확률이 높다. 욕심내지 않고 지치지 않게.

요가 수트라에서는 이를 abhyasa vairagyabhayam tannirodha(PYS I: 12) 끊임없는 수련과 그 결과에 대해 무집착한다면 마음의 작용(끊임없이 흐르는)은 멈출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잠시 편하게 앉아 눈을 감고 감은 눈을 통해 코끝 한 점을 바라보자. 내 마음의 근육은 한곳에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있는지 점검해 보자. 

Yoga Instructor 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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