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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피츠제럴드·존 치버… 술을 사랑한 문학 거장들

입력 : 2017-02-10 21:33:08 수정 : 2017-02-10 21: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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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위스키를 아무리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랑했다. 스콧 피츠제럴드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변명처럼 말했다. 존 치버는 음주와 작품 활동이 ‘자기파멸적’이라는 면에서 비슷하다고 봤다.

술을 사랑했던 이들은 방랑자적 기질이 있었고, 불안한 영혼처럼 세상을 떠돌기도 했다. 영국의 유명 평론가 올리비아 랭은 술에서 위안을 얻기도 하고 고난을 겪기도 한 미국 현대문학 거장들의 삶과 문학을 되짚어 작가와 술의 관계를 살폈다.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 테네시 윌리엄스, 존 베리먼, 존 치버, 레이먼드 카버 등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쓴 이 위대한 작가들은 알코의존증에 빠져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을 만큼 술을 좋아했다. 이들에게 술은 어떤 의미였을까. 술이 문학 작품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었을까. 이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저자는 이들의 삶의 흔적을 찾아 떠났다.

전 세계 의학계의 표준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머크 매뉴얼’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 원인은 여러 요인의 불가사의한 조합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이런 여러 요인으로는 성격적 특성, 유년기 경험, 사회적 영향, 유전적 성향, 뇌의 비정상적 화학작용 등이 꼽힌다. 세계적인 명작을 남긴 이 작가들도 술에 의존하게 된 원인은 다양하다.

테네시 윌리엄스에게 술은 수줍은 성격에 대한 해독제이기도 했다. 거의 병적일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던 그는 술이 두어 잔 들어가면 다른 사람이 됐다. 존 베리먼의 경우에는 어머니의 불륜, 그리고 그것을 술과 맞바람으로 풀던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유년기 경험이 그를 알코올 의존으로 내몰았다. 베리먼 자신 또한 바람을 피웠고 그 죄책감을 못 이겨 술을 마셔대기 시작한 것으로 보면 유전적 성향도 일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작가들의 내밀한 삶이 담겨 있는 전기이자, 술과 관련된 작품들에 관한 문학 비평이다. 또 작가들의 흔적을 따라 미국을 여행하는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은 기행이며, 알코올 의존의 원인과 영향, 치유에 대한 심리서이기도 하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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