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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곰과 만남은 관계의 시작…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 되지요

입력 : 2017-02-10 21:10:23 수정 : 2017-02-10 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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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기 좀 봐!”

작은 여자아이가 장난감 가게 창문을 가리키며 엄마를 부른다. 아이가 가리킨 것은 수많은 장난감 가운데 가장 작은 곰 인형이다. 아이는 곰 인형과 눈을 맞추고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그러자 그림책은 곰 인형 옆에 놓여 있는 작은 엽서로 천천히 시선을 옮겨 아기 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난감 가게 안에서 표정 없는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는 곰 인형은 어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까. 엄마와 함께 길을 걷다가 곰 인형을 만난 작은 여자아이는 어떤 상상을 할까.

아기 곰은 얼음으로 가득한 곳에서 태어났다. 엄마 곰은 아기 곰에게 혼자서는 굴 밖을 나서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지만, 굴 밖이 몹시 궁금했던 아기 곰은 엄마 곰이 먹이를 찾아 나선 사이 굴 밖으로 나온다. 차갑고 짭조름한 바람 냄새가 이끄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길을 잃은 아기 곰은 낯선 곳을 헤매는 처지가 된다. 혼자가 된 아이 곰은 밤하늘의 별을 세다가 잠이 든다. 그리고 아기 곰의 외로움을 알아 본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아기 북극곰의 외출’은 아기 곰과 작은 여자아이의 만남을 담담하게 보여주면서 사물과의 관계 맺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마음을 나눔으로써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여자아이가 “아기곰아!”라고 부르는 순간 장난감 가게 속 수많은 인형들 중 하나에 불과했던 곰 인형은 특별한 아이 곰이 된다. 여자아이 역시 수많은 여자아이 중 오직 하나뿐인 여자아이가 된다.

이 책은 무심하게 놓여 있지만,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관계와 만남을 생각하게 한다. 그들이 간직한 이야기에 귀 기울임으로써 우리 곁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보고 느끼게 한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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