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어린이·청소년 책] 연탄불로 겨울나던 그 시절… 가난했지만 훈훈했던 풍경

입력 : 2017-02-18 03:00:00 수정 : 2017-02-17 19:41: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임정진 글/지경애 그림/키다리/1만2000원
연탄집/임정진 글/지경애 그림/키다리/1만2000원


영순이네 가족은 탄광촌 사택 단지에 산다. 아빠는 땅속 깊은 갱도에서 탄을 캐는 광부다. 가난 때문에 엄마와 아빠는 탄광사업소에서 치러주는 합동결혼식으로 늦은 결혼식을 올리지만 영순이네 가족은 단란하고 행복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일하는 갱도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순이네 가족의 소박한 행복은 위기를 맞지만 다행히 아빠는 살아 돌아온다. 사고 후 영순이네 가족은 서울 달동네로 이사왔다. 그리고 막내동생 명순이가 태어났다.

영순이는 아빠가 서울에서는 넥타이 매고 양복 입는 직장에서 일하길 바랐지만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다. 아빠는 더 이상 탄 캐는 일을 하지 않았지만, 영순이와 그 동생들은 연탄집 딸들이 된다.

영순이는 바쁜 아빠와 엄마를 도와 동생도 돌보고 연탄불도 꺼지지 않게 돌본다. 엄마가 자리를 비울 때면 아빠를 도와 연탄 배달도 나선다. 영순이는 엄마와 아빠에게는 든든한 큰 딸로, 동생들에게는 엄마만큼이나 큰 의지가 되는 존재다.

서울에 살면서 좋은 점은 널어놓은 빨래에 검댕이가 묻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탄광촌에서처럼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어려워졌다.

영순이는 가끔 아빠의 연탄 배달을 도왔다. 연탄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산동네 이곳저곳에 배달하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도 힘들다고 연탄 배달을 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난해서 넉넉하게 연탄을 들이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외상으로 연탄을 주는 일도 있다. 산동네 꼭대기에 홀로 사는 할머니에게 연탄은 겨울철 생명과도 같은 존재다. 연탄이 떨어지기 전에, 당장 돈을 받지 못해도 배달을 해야 하는 이유다. 비록 가난한 사람들이지만 이웃 간의 사랑은 연탄불처럼 따뜻하기만 하다.

권구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