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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급 구축함, 5인치 함포·하푼미사일 탑재… 첫 대양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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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6-10 18:57:49 수정 : 2014-06-16 13: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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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22> 해군함정 ③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대양해군의 꿈을 간직한 해군 최초의 미사일구축함.”

1998년 10월13일 진해 군항. 김대중 당시 대통령 내외를 태운 국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기적을 울리며 출항했다. 앞바다로 나온 광개토대왕함은 11개국에서 모인 23척의 외국 함정을 차례로 사열했다.

대기하던 외국 함정들은 광개토대왕함에 탑승한 김 대통령을 예를 갖추어 맞이했다. 한국 해군이 연안을 벗어나 대양으로 진출한다는 의지를 국내외에 과시한 제1회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광개토대왕함은 최초의 기록이 많다. 한국 최초의 3000t급 국산 구축함, 한국 최초의 함대공미사일 장착, 한국 최초의 대양해군함 등이 그것이다. 이는 광개토대왕함 취역 이전 한국 해군의 전력이 그만큼 열악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1998년 7월 취역한 광개토대왕함은 초계함, 고속정 위주이던 한국 해군이 1980년대부터 구상한 전력증강계획의 산물이다. KDX(Korea Destroyer eXperiment)-Ⅰ으로도 불리는 이 함정은 5인치 함포, 시 스패로(Sea Sparrow) 함대공미사일, 하푼 대함미사일, 링스 헬기 등을 탑재하고 있어 취역 당시에는 선진국의 함정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형상 가장 큰 특징인 5인치 함포는 이탈리아 오토멜라라사의 제품이다. 사거리가 16㎞에 달하는 이 함포는 분당 45발에 이르는 발사속도를 자랑한다.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곤고에도 쓰이는 5인치 함포는 강력한 화력을 갖추고 있지만 무거운 것이 단점이다. 14㎞ 밖에서 대함미사일을 요격하는 시 스패로는 함정을 방어하는 데 적합한 무기지만, 함대 전체를 보호해주지는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본격적인 대양해군함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은 한국 최초의 미사일구축함이지만 3척(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함)만 완성됐다. 이후 해군은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KDX-Ⅱ) 확보에 나선다. 이는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건조 노하우를 습득하는 일종의 시범함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데다가 더 강력한 성능을 가진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 건조에 집중하려는 군 당국의 의중이 합쳐진 결과였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은 부족한 숫자에도 취역 직후인 2000년대 순항훈련 등 해외 군사 활동에 적극 참가해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 군사외교의 첨병 역할을 했다. 현재는 함대의 기함 역할을 맡아 북방한계선(NLL) 수호의 한 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광개토대왕함은 성능에서 일부 한계를 드러내기는 했어도 국내에서 건조한 최초의 대양해군함정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여기에 충무공 이순신급, 세종대왕급(KDX-Ⅲ)으로 이어지는 한국형구축함 확보에 필요한 노하우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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