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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 타오르는 달집 불길에 액운은 멀리 복은 가까이

입력 : 2017-02-09 03:00:00 수정 : 2017-02-08 21: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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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축제 여는 부산 기장군 정월은 음력으로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 연간 단위의 설계를 하고 운세를 점쳐 보는 달이다. 정월 중 대보름에는 한 해 건강을 기원하며 부럼 깨물기, 더위 팔기, 귀밝이술 마시기, 오곡밥·약밥·달떡 먹기를 했다. 설날이 가족단위의 명절인 데 비해 정월대보름은 마을단위의 큰 명절로 온 동네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대보름에는 줄다리기, 쥐불놀이, 별신굿, 지신밟기 등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위한 축제, 행사들이 전해져 온다.


지난해 기장군 철마면에서 개최된 ‘정월대보름 달집축제’의 달집태우기 때 시뻘건 불꽃이 하늘 높이 솟구치고 있다.
기장군 제공
◆전국 최대 기장 정월대보름 달집축제

“한 해 액운이 모두 없어지고 부디 행복만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보름달 아래 달집을 태우며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비는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인 ‘제8회 기장군 철마면 정월대보름 달집축제’가 11일 철마면 장전리 철마한우불고기축제장 일대에서 열린다. 철마면 청년회가 주관하는 달집축제는 기장군, 기장군의회,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동부산농협, 실로암 공원묘원, NH농협 기장군지부, 철마면 이장단 및 각급단체, 기장군청년연합회 등이 후원한다.

하루 종일 벌어지는 이 축제는 민속놀이와 군밤굽기 체험 행사, 지신밟기, 풍물패와 민요가수 공연, 떡국무료시식행사 등 행사장을 찾는 관광객과 지역주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진행된다. 우리 민족 고유의 세시풍속인 달맞이 행사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두부와 막걸리 등 세시음식이 준비된다.

뭐니 뭐니 해도 정월대보름 축제의 백미는 달집태우기다. 생솔가지와 대나무를 쌓아 만든 ‘달집’에 불을 붙여 액을 쫓고 복을 소원한다. 이른바 제액초복(除厄招福)이다. 기장 달집태우기는 예부터 정월대보름에 행해지던 전통 풍습으로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고 액운을 막아 복이 깃들기를 비는 큰 행사다. 높이 6m, 폭 5m의 본집과 높이 20m, 폭 10m 규모의 초대형 달집을 태우며 올 한 해 안녕을 염원한다.

기장군 관계자는 “지난해의 액운을 씻어내고 한 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이번 행사가 다양한 전통체험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부산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계곡에 위치한 장안사 모습.
바위로 뒤덮인 달음산 정상 전경.
◆산과 계곡, 바다가 어우러진 ‘기장 8경’

정월대보름 달집축제를 즐긴 뒤 가볼 만한 곳이 기장에는 수두룩하다. 바로 ‘기장 8경’이다.

제아무리 기장의 해안선이 빼어나다고는 하나, 기장 8경 중 제1경인 달음산을 첫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해발 587.5m인 달음산은 기장군의 중앙에 솟아 있는 명산이다.

기장 사람들은 동해에서 솟는 새벽 햇살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닿는 곳이 달음산 정상이라고 믿고 있다. 도심 인근에 있는 산이지만 골짜기가 깊고 계곡이 좋아 겨울 트레킹코스로 그만이다.

달음산 계곡에서 빠져나와 북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장안사 계곡이 나온다. 이곳에는 통일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장안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 일대를 옛날에는 비단 같은 물이 흐르는 곳이란 의미로 금수동 계곡이라 했으나 최근엔 장안사 계곡이라 부르고 있다. 이곳 암벽에는 금수동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언제 누가 글귀를 새겼는지 알 수가 없으나 이곳 장안사가 번창하던 통일신라시대에 신선이 와서 놀고 세 글자를 남겼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을 빠져나와 기장읍 연화리로 발걸음을 옮기면 마을 앞에 위치한 작은 섬 죽도를 만난다. 기장지역에서는 유일한 섬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널리 알려져 기장 8경 중 제2경으로 불린다. 물위에 떠 있는 거북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이 섬은 대나무 때문에 죽도라 불렸다. 현재는 대밭은 별로 없고 동백나무가 울창하게 자생하고 있어 동백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섬은 현재와 같이 매립하기 전에는 마을 앞 200m 정도의 거리여서 배로 사람이 쉽게 왕래할 수 있기 때문에 예부터 많은 묵객이 자주 찾았던 기장의 대표적인 명소였다.

기장읍 시랑리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해동용궁사 옆에 위치한 널찍한 바위인 시랑대를 빼놓을 수 없다. 시랑대는 조선시대 영조 9년인 1733년에 현감 권적이 이조참의에서 이곳으로 보임돼 놀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대바위의 뒤편은 기암 괴석이 첩첩이 쌓여 마치 칼을 세운 듯,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엄청나게 큰 바위 두 개가 맞닿아 그 중간이 벌어졌는데 돌문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 등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다. 이러한 기암 괴석과 푸른 파도가 함께 어울려 ‘쾅∼ 쾅∼’, 우레 소리를 토하면서 물보라가 되어 공중으로 높이 치솟고, 햇빛을 받아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기도 한다.

이밖에 기장 8경으로는 정관면 백운산 소학대와 일광해수욕장, 임랑해수욕장 등이 있다. 일광면 삼성리에 위치한 일광해수욕장 백사장은 명당지의 하나인 항아리형태를 갖추고 있는 아늑한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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