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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점' 서기자의 살과의 전쟁] (1회) '58점짜리', 변화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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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6 13:30:00 수정 : 2017-07-31 13: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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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점짜리’ 체성분 분석표. 그동안의 내 삶의 방식에 내리는 점수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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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했다. 그리고 그걸 계기로 인생을 한번 바꿔보기로 했다. 발단은 이렇다. 새벽에 유럽축구 생중계를 보다보면 출출해질 때가 있다. “아! 밥통에 찬밥이 남아 있었지”. 찬밥 한 공기와 김치와 고추참치캔 한통을 따서 TV앞에서 퍼먹는데 갑자기 뒤통수가 아파왔다. 잠에서 깬 아내가 무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올해 초, 나는 아내에게 새해에는 꼭 살을 빼겠노라고 선언을 했다. 거의 세자릿수에 가까운 몸무게 때문에 아내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옆에서 자다보면 숨소리가 달라보인단다. “당신은 당신 잘 때 숨소리를 못 들어서 아무 걱정도 안 하는 거야.” 이런 이야기까지 하는데 당연히 성의는 보여야 한다. 결국, 매년 반복돼 왔던 ‘올해는 살을 빼겠다’는 약속을 한번 더 해버렸다. 그리고 2월의 어느 새벽, 그 약속이 부도수표가 돼 버린 것이다.

노려보는 아내의 눈. 한심하다는 건지, 아니면 원망스럽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눈빛을 보고 나도 모르게 변명이 나왔다. 배가 고파서 조금만 주워먹었다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많이 부끄러웠다. 수표를 부도낸 사람이 무슨 낯짝으로 얼굴을 들 수 있겠는가. ‘아, 그러고보니 나는 참 많은 약속을 어겼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살도 좀 빼고, 건강을 챙기겠다는 아내와의 약속뿐 아니라 좀더 활력있게 살겠다는 자신과의 약속 또한 수도 없이 어겼다.

나의 다이어트 프로젝트는 이런 후회 속에서 시작됐다. 살면서 처음으로 체계적인 다이어트를 해보기로 했다. 앞으로 6개월, 25주동안 나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매주 2회 트레이너와 함께 체계적인 운동을 하고, 식생활과 수면까지 무분별했던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나갈 것이다. 그러면서 나의 몸과 마음의 변화를 직접 체험해볼 것이다. 

그 첫 시작은 내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직시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기로 한 헬스클럽에서 전신거울로 내 알몸을 구석구석 살펴봤다. 그동안은 나도 모르게 외면해왔던 모습이다. 체지방측정기로 나의 신체점수까지 측정했다. 사람 좋아보이는 트레이너는 내 사연을 들으면서 이번엔 꼭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줬다. 그러면서도 콕 찝어 아픈 이야기를 한다. “트레이너를 하면서 이보다 낮은 신체 점수는 처음 봤어요.” 체지방 측정기에서 나온 나의 신체점수는 불과 58점. 나에겐 그 점수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방식에 내리는 점수로 느껴졌다.

첫날의 운동에서도 나의 현주소를 똑똑히 알 수 있었다. 처음 한 운동은 스트레칭과 가벼운 맨손 운동들 뿐.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운동량을 늘려가기 위한 트레이너의 배려였다. 하지만 나에겐 그 운동들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스트레칭조차도 정확한 동작과 함께하니 몸이 뻐근해온다. 보기엔 쉽게만 보이는 맨손 체조 몇세트에는 숨이 턱턱 차오른다. 이마엔 어느새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창피한 생각이 또 다시 든다. 이 정도 운동도 버티지 못하는 몸이라니. 운동을 하면서 머릿속에는 단 한가지 생각만이 맴돌았다. ‘아. 내 몸은 정말 58점짜리였구나.’

오늘부터 이 지면을 통해 ‘58점짜리’가 삶을 바꿔나가는 이야기를 써본다. 단순히 살 몇㎏을 빼는 것이 아니라 게을렀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조금더 활력있는 삶을 살기 위한 도전이다. 아마 나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수렁에 빠져있고, 언젠가는 그곳에서 빠져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에게 나의 경험담이 아주 작은 응원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조금이라도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운동하는 트레이너의 조언도 함께 싣는다. 전문가의 눈으로 본 살빼기 이야기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조금 더 날씬해진 몸으로 다음주에 뵙기를 바라며.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윤현용 트레이너의 다이어트 이야기

헬스클럽에서 다이어트 상담을 하면 마치 모두가 짠 것처럼 “갑자기 살이 쪘다”고 말하곤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답하자면 ‘갑자기’라는 것은 없습니다. 갑자기 생긴 것 같은 지방과 체중은 사실 오랫동안 나쁜 행동방식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천천히 생겨난 것입니다.

몸의 지방이 갑작스럽게 생겨난 것이 아닌만큼, 갑작스럽게 좋은 몸으로 변화할 수도 없습니다. 만약 갑자기 지방을 줄이고 체중을 감소시킨다면, 잠시 줄어든 체중은 어느 순간 갑자기 제자리로 돌아올 것입니다. 

결국, 건강한 다이어트의 시작과 끝은 올바른 생활습관뿐입니다. 그래야만 실패하지 않고 평생 좋은 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되풀이되어온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운동과 식이요법을 해도 효과는 잠시일 뿐 제자리걸음인 자신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일단 우선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몸에 길들여야 합니다. 대표적인 나쁜 습관으로는 밥 대신 과자나 빵 먹기, 에너지드링크,인스턴트커피 등 당류가 과다한 음료 섭취, 식후 간식 섭취 등이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를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취침 직전 야식을 먹는 습관 등도 지양해야 합니다. 좋은 습관으로는 음식 여러 번 씹어먹기, 계단 오르기, 끼니 거르지 않기, 주말에 야외활동하기 등이 있습니다. 작은 실천이지만 큰 변화를 가져오는 습관들입니다.

다이어트에 편법은 없습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습관부터 하나씩 고쳐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몸은 변할 것입니다. 

윤현용(센터원 웰니스 휘트니스센터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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