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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흥행작으로 본 '예민미' 캐릭터 열전...'끝까지 간다'부터 '해빙'까지

입력 : 2017-02-27 15:56:45 수정 : 2017-02-27 15: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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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화 '해빙' 스틸컷

배우 조진웅이 '예민미'의 끝판왕으로 돌아왔다. 예민한 캐릭터 속 다양한 변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조진웅이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을 통해 또 한번 변신에 나선다.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해 지금까지 50여편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조진웅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의외로 예민하게 촉각을 곧두세우는 모습에서다. 풍채 좋은 조진웅에서 뿜어져나오는 각종 '예민미'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 조진웅의 흥행작 '끝까지 간다', '명량', '아가씨'을 살펴보면 그의 '예민미'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 지 알 수 있다.

'끝까지 간다'(2014)는 조진웅을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게 만든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그는 정체불명의 목격자 박창민 역을 맡아 실수로 뺑소니 교통사고를 일으킨 형사 고건수(이선균)에게 전화로 접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건수를 궁지로 몰아넣는 서늘한 악역 연기를 펼쳤다. 조진웅은 한국 영화사에 좀처럼 없던 차별화된 악역 캐릭터로, 눈빛부터 말투까지 역할과 완벽 합일돼 관객들의 오금마저 저리게 했다.

같은 해 개봉한 '명량'(2014)에서도 조진웅의 활약은 남달랐다. 1597년 임진왜란 6년째, 이순신 장군이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배에 맞서 싸우는 기적 같은 역사를 재구성한 '명량'에서 조진웅은 이순신 장군(최민식)에 패배한 이후 설욕의 기회만을 노리는 왜군 장수 와키자카로 분했다. 그는 극중 왜군 진영에서 이순신을 증오하면서도 그에 대한 두려움을 지닌 인물로, 전장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음과 동시에 이순신과 격돌하면서는 줄곧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는 신스틸러로서 묵직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무엇보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 속 조진웅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명량' 이후 또 한 번 일본인 역할을 맡은 조진웅은 완벽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가 연기한 코우즈키는 히데코(김민희) 아가씨 곁에서 후견인으로 변태성을 숨기고 사는 일본의 귀족으로, 외적으로 신사의 품격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더러운 욕망으로 가득 찬 노인이다. 조진웅은 역할 소화를 위해 극심한 다이어트는 물론, 파격적인 노인 분장까지 함께해 미스터리한 인물 코우즈키를 소름끼치게 완성시켰다.

이번 '해빙'에서는 우연히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 내시경 전문의 승훈 역으로 전보다 한층 돋보이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번 작품에서 조진웅은 겉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인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극도의 예민함을 표현하기 위해 무려 18kg을 감량했다고. 신경질적인 강박을 갖고 있는 내과 의사로 분한 그는 기묘한 분위기 속에서 캐릭터의 심리 기저를 건드려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도 굉장히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했다. 주인공 승훈의 시선과 내면을 따라가는 '해빙'에서 조진웅은 차차 드러나는 비밀에 맞닥뜨렸을 때의 반응과 표정 변화를 통해 긴장감과 공포, 의혹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해빙'에 이어 올해 조진웅은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도 '예민미'로 승부수를 뛰울 예정. 올해 '열일'을 예고한 조진웅이 이번에 어떤 '예민미'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슈팀 ent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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