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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소변기 앞 여성 모델 사진이…성균관대 화장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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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7 17:29:37 수정 : 2017-03-14 1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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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소변기가 달린 벽면에 여성 모델 사진을 부착한 성균관대가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 종로구 소재 이 대학의 국제관과 삼성학술정보관의 소변기 앞에 과일을 물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린 여성 모델 등의 사진이 커다랗게 붙었는데,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성대 페미니즘 커뮤니티 '성대워치'는 지난 26일부터 사진 철거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번 논란은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의 페이스북 글과 관련 사진이 발단이었다. 앞선 지난 24일 학술회의 참석차 성대를 찾았던 강 교수는 화장실의 여성 모델 사진을 보고는 “황당, 난감, 곧 분노의 감정이 밀려온다”며 “국제관이라 서구 여성 사진을 남자화장실에 붙였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한심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도대체 누구의 발상이냐”고 되물었다.

강 교수가 공개한 사진 속 화장실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과일을 입에 문 채 내려다 보는 여성 모델들 등의 모습이 벽면을 장식했다. 바로 앞이 소변기. 볼일이 급해 화장실에 뛰어왔다가도 깜짝 놀라 도로 뛰어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2009년에 국제관이 준공될 당시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들 여성 모델 사진이 넛지(Nudge·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행위)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하철역처럼 이용객이 많은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 내 파리 그림이 대표적인 넛지의 예이다. 남성이 파리에 집중함으로써 그 소변이 주위에 튀지 않게 하려는 의도인데, 마찬가지로 여성 모델 사진은 자신의 민감한 부위를 감추려 소변기 앞에 가까이 다가서게 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강 교수는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 조성 차원에서 소변이 튀지 않게 하려는 거라고 말하는 남자들이 있다면, 제발 내 얼굴이 화끈거리니 그런 말을 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어 “여자가 훔쳐보는 것이니 남자가 피해자란 말 따위는 더더욱 하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대 화장실을 두고 남성 중심의 우리 사회 현주소를 보여준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성대 화장실만의 문제는 아니겠죠”라며 “성인지적 시각과 감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한국사회의 단면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생물학적 남성, 여성의 문제로 짐작해 적대하지 말고 젠더적 시각과 감수성으로 이 사태를 봅시다”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에서 누리꾼 손을 타고 성대 화장실 사진이 급속히 퍼진 데 대해 성대워치는 지난 26일 “학내 남성 화장실에 설치된 여성사진 철거를 위한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며 “타인이 나의 성기를 바라본다는 것은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고, 특히 여성을 이용했다는 점은 여성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한다”고 비판했아. 이어 “빠른 시일 내로 철거가 되어야 하니 공유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1년에도 KT의 서울 광화문 사옥 '올레스퀘어' 남자 화장실에 이 같은 여성 모델 사진이 설치돼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KT 측은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성대 측은 입장을 요구한 한 매체와 통화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여성 사진 철거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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