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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엄마의 입학선물…"가서 몸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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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8 13:56:48 수정 : 2017-03-01 14: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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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에 "우린 가난하니까…"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며 구두쇠를 자처한 어머니와 뒤늦게 엄마의 본심을 알게 된 딸의 사연이 일본에서 널리 전해져 부모의 사랑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27일 일본 포스트7뉴스가 보도했다.

포스트7뉴스에 따르면 이 사연의 주인공은 고교를 갓 졸업하고 타지 생활을 시작하게 된 한 여성 A씨. 이 여성이 최근 어머니에게 받은 선물이 화제다.

A씨는 지병을 앓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을 해왔다.

그녀의 어머니는 고교 졸업 후 결혼해 전업주부가 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을 잃고 생계와 A씨를 책임지는 가장이 됐다. 

A씨는 "어머니가 특별한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고 많이 배운 것도 아니어서 지금껏 부업에 종사한다"고 소개했다.

홀로 딸을 키우며 힘든 생활을 이이온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우리는 가난하니까…"라고 했고, A씨는 "이 말이 죽을 만큼 싫었다"고 고백했다.

A씨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이다. 당시 바지가 찢어진 A씨는 "어머니에게 말하면 새 바지를 살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바지를 꿰매줬고, 딸은 철부지 어린 마음에 "이런 바지를 입고 학교에 가면 웃음거리가 된다"고 대들었다. 이어 바지를 어머니에게 집어 던지기까지 했다.

A씨는 "그동안 참았던 설움이 폭발했고, 그 후 어머니와 거리를 두며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A씨는 그동안 숨겨온 어머니의 사랑에 뭉클해진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날도 평소처럼 등교한 그녀는 학교에서 어머니와 도시락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됐다. 조금 낡았지만 무거운 도시락에 A씨는 "나보다 맛있는 걸을 먹겠지"라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뚜껑을 연 A씨는 덩그러니 담긴 흰 쌀밥만 목격했다. 그제서야 "어머니가 자신을 희생해 나를 키워왔다"는 깨달음에 다다랐다.
일본 포스트7뉴스에 27일 사연이 소개된 A씨의 고교 시절 우연하게 학교에 가져간 어머니의 도시락. 도시락에는 흰 쌀밥만 덩그러니 담겨 있었다.
이후 A씨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회사에 취직해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고 싶다"고 다짐했고, 공부에 매달리기 시작해 도시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다.

A씨는 어머니의 입버릇 "우린 가난하니까…"란 말을 명심하고 앞으로 학비도, 생활비도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씨가 도시로 떠나는 날이 왔다. 어머니는 그동안 힘들게 모아둔 통장을 A씨에게 건넸다. 아울러 "몸조심하고…"라며 말끝을 흐리다가 "미안하다"고 나직이 사과했다.

A씨는 "이날을 위해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며 "뒤늦게 큰 후회가 밀려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어머니에게 받았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다시 한번 맹세했다.
일본 포스트7뉴스에 27일 사연이 소개된 A씨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평생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온 어머니의 통장을 건네받았다. 해당 통장의 모습.
한편 A씨의 어머니는 통장을 건넨 뒤 "우린 가난하니까…" 대신 "몸조심 하고…"라는 입버릇이 생겼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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