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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입력 : 2017-02-28 19:54:11 수정 : 2017-03-01 09: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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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3·1절 겹쳐 수요 급증/국산보다 가격 저렴 때아닌 호황/품질 떨어져… 국기 위상 훼손 우려
대통령 탄핵 반대 보수단체의 맞불집회에다 3·1절까지 겹치면서 태극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 태극기 대부분이 중국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인용 국산 태극기(가로 30㎝, 세로 20㎝)의 판매가격은 개당 2000원대다. 재질도 폴리에스테르 원단을 사용해 생활방수가 가능하고, 내구성도 높아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태극기를 만드는 국내 업체들은 올 들어 보수단체 집회가 전국적으로 크게 늘면서 때아닌 호황을 기대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중국산 태극기가 활개를 치면서 태극기 판매량이 약간 늘어나는 수준에 그친 것이다.

태극기 생산업체인 A사 관계자는 “올 들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리고, 3·1절 행사까지 겹쳐 올해는 생산량을 크게 늘렸지만, 중국산 태극기 수입업체만 재미를 봤다”며 “중국산 태극기가 국가의 중차대한 일에 이용되는 것 자체가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산 태극기 가격은 국산의 4분의 1인 500원 대에 불과해 국산처럼 보관용 또는 소장용으로 사용하기 힘든 이벤트 용품이다.

재질도 소재 불명의 얇은 원단을 사용해 쉽게 찢어지고 눈과 비에 약하다. 그러다 보니 보수단체 집회 이후 쓰레기통에 나뒹굴거나 갈가리 찢겨 버려지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대학생 김모(21)군은 “주말마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찢겨 땅바닥에 나뒹구는 태극기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안 좋았다”고 했다.

태극기 생산업체 한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 반대에 쓰이는 태극기는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태극기인 데다 일회용으로 만들기 때문에 쉽게 찢어지고 형체가 변한다”며 “중국산 저질 태극기로 인해 대한민국 국기의 존엄성과 위상이 훼손되고 있는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태극기를 만드는 국내 중소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직접 생산보다 중국산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100여 개 넘던 생산업체들은 이제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국기를 생산하는 업체에는 현실에 맞는 혜택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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