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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옷 입히고 네일아트까지…母 시신 나흘간 꾸몄던 가족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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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2 13:21:24 수정 : 2017-03-22 14: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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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으로 숨진 아내 시신을 집으로 옮겨와 화장 전까지 나흘간 보존했던 호주의 한 남성과 두 딸 사연이 뒤늦게 공개돼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보통 병원에 빈소를 마련하지만 이들은 워낙 갑자기 가족을 잃은 데다가 마지막 인사를 더 하고 싶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호주판 등 외신들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살던 샘 올튼(46)은 작년 12월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그에게는 남편 브렌트 페언스와 각각 9살, 12살 난 딸 매기와 루비가 있다.

이들 가족은 올튼의 시신을 집으로 옮겨 나흘 동안 안치했다. 꽃으로 주위를 꾸미고, 수의 대신 생전에 그가 좋아했던 옷을 입혔다. 매기와 루비는 엄마의 네일아트를 담당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사는 매기(12)와 루비(9)가 유방암으로 숨진 엄마의 시신을 꾸미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호주판 캡처.


낯설기만 한 풍경.

하지만 브렌트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픔을 연기처럼 흩뜨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비록 아내는 세상을 떠났으나, 아이들이 엄마의 시신을 단장하면서 마치 곁에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공개적으로 죽음 논하기를 꺼리는 게 당연한 세상에서 올튼의 유족 대응이 많은 사람들을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누군가의 바람이었으며, 불가능하기만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를 원했다고 브렌트는 말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법은 시신을 최장 5일까지 집에 안치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시신이 냉장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그러나 브렌트 가족은 이 사항까지는 지키지 않았다.

이후 올튼의 시신은 화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샘 올튼은 지난해 12월, 유방암으로 46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호주판 캡처.


올튼의 친구였던 샐리 윌슨은 유족의 대응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윌슨은 “가족 잃은 슬픔 달래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 통념과는 반대되는 것이었다”며 “나름의 적절한 작별인사라는 생각을 하니 어쩐지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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