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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한글’이란 다문화를 수출하자

입력 : 2017-04-05 21:49:08 수정 : 2017-04-11 17: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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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한국어·문화 전파 적극 나서야
글로벌 시대 국격 향상시킬 국가적 과제
현재 다문화는 경제적 논리와 국가적 서열에 의해 재단되고 있다. 이에는 경제 혹은 국력이 지배적이란 시각이 또한 내포되어 있다. 다문화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수평적이며 평등한 관계에 놓여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태생적으로 차별성을 띠고 있다. 상대적 평등 관계에서 어느새 상하 관계로 왜곡 변질되어 나타난다. 우리 역시 다문화를 우월주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우리의 의식 가운데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만의 양상은 아니다. 세계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양상이기도 하다.

최근 가장 주목되는 세계사적 현상은 무엇보다 ‘글로벌화’이다. 비단 경제적뿐만 아니라 각국의 문명과 문화가 전 방위적인 측면에서 국가 간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는 유럽과 미국에 의해 주도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각 문명권은 전반적인 글로벌화의 추세 속에서도 그 개별적 특성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출되고 있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중국의 중화주의 전파는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세계의 중심이란 중화주의사상은 유교문화의 글로벌화와 중국문화의 세계화를 통해 일찍부터 서둘러왔다. G2를 논하며 미국과 어깨를 견주겠다는 야심 찬 최근 양상이 아닌 문화혁명의 실패로 한동안 수렁에 빠져 있을 때부터 그들의 시선은 이미 아프리카를 비롯하여 중동, 중남미에 쏠려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수한 대학을 거점화하여 1530여개의 공자학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자학당을 설치, 중국어는 물론 중국문화 전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우리나라에도 공자학원(아카데미)이 23곳, 공자학당이 5곳 설치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만 국제 중국어 능력표준화 시험에 응시한 사람이 12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역시 세종학당이란 브랜드를 통해 세계에 한국어와 문화를 전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36개국 75개소에 설치하여 한국어를 외국어나 제2언어로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더욱이 케이팝(K-pop)을 비롯한 한국의 문화, 영화, 연예콘텐츠 등이 부각되고 한류스타들의 활약으로 한류 열풍이 불어닥쳐 세계적인 한국화를 본격화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한때 말레이시아 짜이짜이족이 한글을 도입해 자국어로 사용하겠다는 보도에 온 국민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적이 있다. 서울시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낭보는 없었다. 최근 교육부에서 ‘다문화가정 대상 국가와의 교사 교류 사업’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직 교사를 선발하여 파견하고 있다. 필리핀을 비롯하여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몽골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의 중·고등학교에서 3개월가량 근무하면서 해당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비롯하여 한국문화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응우옌 주’ 중학교에 다녀온 교사의 글이 지난 3월, 한글학회에서 간행한 ‘한글새소식’이란 간행물에 개재되었다. 400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에서의 한국사랑은 남달랐다고 소개한다. 현재 제2외국어로 일본어, 독일어가 선택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어가 2020년 제2외국어로 채택하기로 결정되었지만 정작 가르칠 교재가 없어 아쉬웠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우리 문화의 세계화와 글로벌 지향은 당연하다. 다문화적 관점에서도 우리의 한글 사랑은 결코 지탄받을 일이 아닌, 이 시대 앞에 우리가 실행해야 할 책무이자 과제이다. 단지 일회성이나 선심성 혹은 선전구호가 아닌 미래지향적인 국가의 정책과 실천만이 국격을 향상시킬 중요한 사항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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