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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뜬 ‘옐로’리본… “우리 노래로 아픔 위로해줄게요”

입력 : 2017-04-17 21:17:40 수정 : 2017-04-17 23: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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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록밴드 ‘콜드플레이’ 첫 내한공연
“모두 좋은 저녁이에요. 와줘서 고맙습니다. 우리는 잠시 콘서트를 중단하려고 합니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우리 다같이 10초간 묵념하고 기억합시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노란 리본이 떠올랐다. 록 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이 펼쳐진 현장에서다.


콜드플레이는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스’(A Head Full of Dreams)로 오프닝을 장식하고 이어 두 번째로 ‘옐로’(Yellow)를 불렀다. 이때 노란 리본이 콜드플레이 무대 뒤 스크린 3개에서 각각 떠올랐다. 5만여 관객들이 차고 있던 자이로밴드에서도 노란색 불빛이 나왔다. 그렇게 노란색 불빛으로 가득 채워진 잠실벌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깊게 생각했다.

“너를 향해 빛나고 있는 별들을 봐/ 네가 하는 모든 것은 그래 모두 노란색이었어/ 난 그걸 따라갔었지/ 널 위해 이 노래를 만들었어/ 네가 하는 모든 것들, 그리고 그것은 노란색으로 불렸지.”

크리스 마틴은 앞서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짜까지 직접 언급하며 “‘옐로’가 특별한 이유를 알고 있다. 여객선 때문이지 않나. 뭔가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드럼을 치는 윌 챔피언과 베이스를 맡은 가이 베리먼도 통역사를 통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날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끔찍하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을 유지하던 그들의 얼굴엔 슬픔과 걱정이 가득했다.

세계적인 록 밴드 콜드플레이가 지난 15부터 이틀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이들은 “한국에 늦게 와서 죄송하다”며 “이번 내한공연이 상처를 치유할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도 에너지를 얻고 간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제공
“우리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다는 데에 감사합니다. 큰 슬픔이 있을 때 사람들이 종종 ‘픽스 유’(Fix You)를 부르거나 듣습니다. ‘픽스 유’는 상실에 관한 노래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한국사람들이 느낄 슬픔에 우리도 공감하면서 ‘픽스 유’를 부르도록 하겠습니다.”(윌 챔피언)

지난 15∼16일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콜드플레이’의 첫 내한공연이 진행됐다. 밴드 결성 19년 만이다. 1998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콜드플레이’는 크리스 마틴(보컬·피아노), 조니 버클랜드(기타), 가이 베리먼(베이스), 윌 챔피언(드럼) 등 4인조 남성 밴드다.

“한국에 오는 데 오래 걸렸어요. 왜 이렇게 늦게 오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19년 동안 밴드 활동을 했는데 못 가본 나라가 있다는 게 우리로서도 놀랍네요. 월드투어를 할 때마다 같은 나라만 가게 되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 필리핀 등 그동안 가지 않았던 곳에 가고 싶다고 요청을 했어요.”(가이 베리먼)

오랜 기다림 때문인지 첫 내한공연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본 공연에 앞서 영국 태생의 호주 뮤지션 제스 켄트가 오프닝 무대를 꾸몄다. 콜드플레이 본 공연에서는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스’를 비롯해 ‘옐로’ ‘픽스 유’ ‘히어로즈’(Heroes)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등 히트곡 20여 곡을 120여 분 동안 열창했다. 한국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크리스 마틴은 “한국어로는 ‘감사합니다’밖에 말할 줄 모른다”며 “오랜 기간 우리를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또한 공연 내내 허리에 태극기를 두른 채 무대를 뛰어다녔다. 종종 태극기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사우스 코리아 송’(South Korea Song)도 불렀다. ‘한국에 와서 그대들의 미소를 봐서 행복하다. 나는 ‘강남스타일’ 춤을 좋아한다’는 가사로 이뤄져 있다.

이번 공연은 형형색색의 빛으로 가득 채워졌다. 입구에서 나눠준 자이로밴드 때문이다. 가운데 흰색 플라스틱 모듈이 있는 밴드다. 모듈과 팔찌에는 LED 램프가 내장돼 있어 원격으로 불이 들어오게 할 수 있다. 빨강, 노랑, 보라, 연두, 파랑, 핑크, 하양 등 7가지 빛이 노래에 따라 다양하게 표시됐다.

“우리가 꿈꾸던 종류의 공연이에요. 15년 전 상상도 못했을 공연이죠. 관객들과 뮤지션이 말 그대로 하나가 되기 위해 현대적인 기술들이 동원됐어요. 미디어를 보면 사람들이 이쪽저쪽으로 나눠진 느낌이에요. 하지만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어느 곳이든 비슷해요. 노래도 마찬가지죠.”(크리스 마틴)

콜드플레이는 ‘아픔도 있어야 고통도 이겨낼 수 있어, 어떻게든 우린 함께 할 거야’라는 가사로 이뤄진 ‘업 & 업’(UP & UP)을 끝으로 내한공연을 마쳤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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