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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이슈] "아이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테러 현장서 구조 나선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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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8 14:10:31 수정 : 2017-04-18 1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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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아바드 알카데르 하박이 15일 시리아 알레포 라시딘 인근에서 발생한 버스 폭탄 테러 현장에서 아이를 안은 채 앰뷸런스 차량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분쟁의 참상을 알리는 게 먼저일까. 생명을 구하는 게 급선무일까. 시리아 내전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사진작가들에게 지난 주말은 이 딜레마를 생각하게 한 날이었다. 그들의 선택은 ‘생명’이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지난 15일 시리아 알레포 남부 라시딘 반군 통제지역에서 난민들이 탄 버스가 폭탄 테러로 파괴될 당시 아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선 사진작가 아바드 알카데르 하박을 인터뷰했다. 그는 폭발에 몸이 튕겨져 나갈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정신을 차린 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폭탄이 휩쓸고 간 장소는 끔찍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신음하고 있었고, 죽어가고 있었어요”며 “나와 동료들은 이 광경을 본 뒤 카메라를 던져두고 다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어갔습니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아바드 알카데르 하박이 15일 시리아 알레포 라시딘 인근에서 발생한 버스 폭탄 테러 현장에서 세 번째 아이가 사망한 것을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다.

그가 처음 구조에 나선 아이는 이미 숨진 뒤였다. 그는 곧장 다른 아이를 향해 달려갔다. “아이는 이미 죽었어. (위험하니) 물러서”라는 외침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행히 두 번째 아이는 숨이 붙어 있었다. 그는 “아이는 내 손을 꽉 잡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역시 아이들 구조에 나섰던 동료 사진작가 무하마드 알라게브는 이 광경을 보고 사진으로 남겼다. 알라게브는 “(이 참상에는) 누군가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하박은 6~7세로 보이는 두 번째 아이를 앰뷸런스에 눕혀 놓은 뒤 다시 다른 아이를 구하러 현장을 향했다. 하지만 세 번째 아이 역시 숨을 거둔 상태였다. 그는 “나는 (슬픈) 감정에 몸을 가눌 수 없었습니다. 나와 내 동료들이 목격한 것은 묘사할 수 없는 상황 그 자체였습니다”고 말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이 폭발 테러로 사망한 사람은 126명으로 집계됐고, 이 중 80명이 어린이였다. 시아파 주민을 알레포 내 정부 관할 지역으로 이송하기 위한 이주 계획은 이 테러로 무기한 연기됐다. 외신들은 아직까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가 없다고 보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미국 CNN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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