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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담채화 인도인 관심 당연”

입력 : 2017-05-16 21:19:55 수정 : 2017-05-16 21: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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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석, 뉴델리 국립미술관서 초대전 “여백이 있는 수묵화는 사유의 공간에 화두를 띄워 놓은 것과 같다. 인도인들이 수묵에 약간의 채색을 더한 나의 수묵담채화를 명상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세수하는 성철 스님 뒷모습.

성철, 법정 스님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상을 수묵담채로 그려 유명한 김호석(60) 작가가 인도 뉴델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다음달 25일까지 초대전을 갖는다. 인도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작가의 개인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이외 지역의 생존 작가 가운데는 독일 출신의 레베카 호른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개인전이다. 그만큼 수묵화의 정신적 요소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1979∼2015년에 제작한 그림 53점과 처음 공개되는 신작 회화 30점 등 83점을 선보인다. 지난 4년간 개미, 바퀴벌레, 벌, 거미, 붕어 등 미물(微物)을 담은 작품들도 출품된다.

“그동안 거대 담론과 인물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했는데, 언젠가부터 소소하고 하잘것없는 미물에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엔 먹을 쓰는 것도 더 절제해 형상을 줄이고 여백을 확장해 가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화두 같은 선시(禪詩)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묻혀 있던 동백꽃잎이 드러난 모습을 그린 작품 ‘9년의 기억’은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이란 사실을 은유하고 있다.

그는 “시골 작업실 텃밭에서 고랑을 파는데 이른봄 땅 밑에 묻혀 있던 동백꽃잎들이 쇠스랑 끝에 꽂혀 나왔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먹물’로 거짓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진실’은 결코 속일 수 없다는 걸 말해주는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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