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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금(金)겹살 비켜" 신흥강자로 떠오른 스테이크

입력 : 2017-05-27 05:00:00 수정 : 2017-05-30 20: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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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스테이크용 고기 매출 꾸준히 증가 / 부동의 판매 1위 불고기 제쳐…소비자들 상대적으로 조리법 간단한 스테이크 '好好'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외식보다 집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국거리나 찜 대신 상대적으로 조리법이 간단한 ‘스테이크’를 선호하는 등 육류소비 트렌드가 점차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존 구이 위주에서 스테이크로 변화하는 소고기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실제 한 대형마트는 '스테이크 전용 존'을 대폭 확대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등심, 안심, 채끝 등을 1cm 미만의 구이용을 위주로 진열하던 방식에서 고기 두께를 2~3.7cm로 썰어 스테이크용 부위를 진열하여 판매하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는 하반기까지 최대 100개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이른바 '국민 메뉴'로 무한 사랑을 받아온 삼겹살의 아성에 도전한 스테이크가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스테이크 시장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2017 스테이크 트렌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1. 직장인 이모(34)씨는 자취하는 이른바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 '혼술족(혼자 술 마시는 사람)'이다. 이씨는 집에서 간편하게 한 온라인몰 식품코너에서 스테이크 부위를 소량 주문하고, 곁들여 무알콜 수입맥주와 와인도 주문했다. 이씨는 “혼자 한끼를 먹더라도 고급스럽게 즐기고 싶어 스테이크용 고기를 온라인으로 구입했다”며 “소고기무국, 갈비찜 등 재료가 많이 들고, 조리방법이 복잡한 요리는 못하지만 스테이크는 프라이팬만 있으면 간단하게 요리를 할 수 있어 1인 가구 입장에서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2. 대학생 김모(27)씨는 최근 소고기에 푹 빠졌다. 삼겹살 가격은 치솟은 반면, 소고기 가격은 전보다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 ‘금겹살’이라 불리는 돼지고기 삼겹살에 비해 소고기 스테이크 부위를 구매하는 게 가격이 합리적이고 ‘있어빌리티(있어보인다+Ability)’해서 스테이크에 손이 가는 편”이라고 밝혔다.

◆스테이크, 대형마트 진열대도 바꿨다

육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는 만큼 대형마트의 고기 진열대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실제 이마트의 스테이크용 고기 매출은 2014년 458억원, 2015년 550억원에 이어 지난해 7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마트 마켓분석팀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소고기 연관 단어 가운데 스테이크는 등심과 함께 가장 언급 빈도수가 높은 단어로 나타나 지속적인 증가세가 예상된다.

이는 과거 4인 가구 중심으로 구이나 찜, 국물 요리 위주로 소고기를 소비한 반면, 최근 국내 1~2인 가구 비중이 50%를 넘어 취식(取食) 성향이 변화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20~30대 위주로 한끼를 먹더라도 번거롭지 않고, 고급스럽게 즐기려는 '가치추구형 소비'가 증가하면서 집에서 가볍게 혼밥하는 트렌드도 한 몫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 환경 악화로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면서 이같은 트렌드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이마트는 물론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는 부채살·살치살·채끝등심 등 기존 구이용으로 즐겨먹던 부위도 스테이크용으로 내놓으며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 스테이크, 이제 집에서 즐기세요"

스테이크 하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최근 유명 셰프 레시피의 인기로 보다 손쉽게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성비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미국산 스테이크용 소고기가 인기를 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육류업계 한 관계자는 "한우 스테이크를 먹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가운데 레스토랑에서 먹는 양과 맛을 그대로 살리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미국산 소고기는 안성맞춤이라는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유명 음식점 스테이크 요리에는 미국산 소고기가 주로 쓰이는 데다, 한우에 비해 값이 저렴하고 품질에 손색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실제 미국산 소고기가 갈수록 인기를 모으면서 수입시장 점유율이 50%까지 치솟았다. 올 1~2월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49%로, 호주산(41%)을 따돌리기도 했다.

꼭 마트를 가지 않아도 손쉽게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받아 볼 수 있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도 이런 트렌드를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쿠팡·티몬·위메프·옥션·G마켓·11번가 등 빠른 배송을 내세운 신선식품에 특화된 온라인몰이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클릭 몇 번으로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고급스럽게 즐기는 스테이크인 만큼 차별화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주부들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한 프리미엄 식품 온라인몰 '마켓컬리'에서는 미국산 프리미엄 소고기인 ‘마이어 앵거스 비프(Meyer Natural Angus Beef)’를 판매하고 있다. 항생제·호르몬·성장촉진제 무첨가로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하는 브랜드로, 프리미엄을 찾는 마켓컬리의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캠핑요리 전문 쇼핑몰 ‘푸드장’에서도 ‘1855블랙앵거스’와 ‘앵거스 프라이드(Angus Pride)’를 판매하고 있다. 상위 15~20%에 해당하는 '프라임' 및 '탑초이스' 등급의 소고기를 엄선하는 브랜드이다.

◆맛있는 스테이크, 조리도 간편해야 잘 먹힌다

이같은 스테이크의 인기는 다양한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쿠킹클래스(요리교실)’ 인기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스테이크를 한번 먹더라도 미국 본토의 맛으로 먹고 싶어하는 트렌드가 TV밖 쿠킹 클래스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푸드장’에서는 이달 초 소년상회 채낙영 셰프와 함께 스테이크 집밥 쿠킹 클래스를, ‘마켓컬리’에서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미슐랭1스타 레스토랑인 스와니예 김호윤 셰프와 함께 집에서도 미국 정통 레스토랑 못지않게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스테이크 쿠킹클래스를 진행했다. 고급 스테이크 부위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소비자의 니즈(수요)에 따라 프리미엄 안심과 티본스테이크를 이용한 스테이크 조리법을 강연해 호평을 받았다.

이번 쿠킹 클래스를 진행한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식문화 다변화로 스테이크 소비가 늘어남과 동시에 굽는 방법에 대한 문의도 증가했다. 고기의 맛과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스테이크 조리법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고자 다양한 컨셉으로 스테이크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다”며 “쿠킹클래스에 대해 높은 관심과 참여율을 보여 스테이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핫(hot)한' 스테이크 열풍이 올 여름 무더위도 잠재울 수 있을지, 관련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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