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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다문화 축제, 지방 특색 맞게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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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31 22:32:54 수정 : 2017-06-01 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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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전통의상 퍼레이드·음식체험 행사 위주
역사·문화 이해 스토리텔링 접근 필요
성하의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담장의 붉은 장미가 열정을 토해내고 있다. 절로 싱그러워진다. 지난해 뜻밖에 몰아닥친 정치적 현안에 우리는 정신없이 몰입했다. 현 정부의 출범에 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떨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오히려 급속히 안정세를 찾고 있는 현 상황이다. 국민을 향해 한 발이라도 다가서려는 탈권위적 모습이나 야당과의 소통을 위해 진솔하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식사 후 테이크아웃컵을 들고 경내를 거닐며 보좌진과 담소를 나누는 사진 한 장이 의혹을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하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예상 밖 신속한 대응과 강력한 조치 또한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가슴 조였던 시대적 부채를 내려놓아도 될 듯하다. 거리를 두고 세월의 흐름을 관망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제 가정의 달 5월이 물러간다. 가정을 생각하게 하는 어린이날은 물론 어버이날, 또한 석가탄신일을 보냈다. 학교에서는 수련회나 수학여행 등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방마다 지자체가 나서 내 고장이나 지역 특산물을 알리는 축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다문화 축제 또한 빠질 수 없는 행사 가운데 하나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2000년 이후 한국 사회에서 급속히 확대된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탈북민의 증가로 다문화 현상은 이제 다양성과 보편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한국 사회의 변화 가운데 다문화 축제 또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아직 우리 사회 가운데 숙성되지 않은 다문화의 인식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현재 전국 어디서나 행해지는 다문화 축제는 지역마다 한두 개 이상 개최되고 있다. 대부분의 다문화 축제는 각 나라 전통의상을 입고 퍼레이드에 참여하거나 부스를 설치하여 각국의 전통 음식을 체험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외국인 노래자랑이나 이주민 장기자랑 등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점차 확대되고 있는 이주민의 주체적 참여나 행사의 주도적 세력이 아닌 단지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소재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

축제란 오랜 세월이 축적된 전통적 산물이다. 각 종족 또는 민족이 지닌 원초적, 예술적 요소를 담은 신성한 공동체 의식을 담고 있다. 지역마다 전래되어온 축제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는 정신적 산물이기도 하다. 지역마다 행해지는 다문화 축제는 이와 같은 우리의 전통과 정신적 산물과 접목되지 않은 별개의 요소로, 행사에 보여주기식으로 전시된 상태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 축제는 지자체 혹은 관련 단체의 주도적인 기획하에 단순한 상업적, 정치적 행사에 국한되고 있다. 고유한 지역 문화로서의 축제가 아니다 보니 문화의 다양성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다문화 축제에 포함된 프로그램은 단순한 소재가 아닌 전통과 역사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내포된 의식을 위한 의사 전달과 소통의 강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다문화 이입은 정주민의 일상적인 편리함을 추구하는 데서 연유하였다. 노동이주자는 물론 결혼이주민 역시 이주민을 위해 형성된 사회적 현상이 아니다. 이주민의 종교나 전통적인 의식주, 민속예술 등이 배제된 가운데 한국 문화에 이주민을 동화하고자 하는 편협한 관점에서 형성되었다.

이제까지의 다문화 축제 역시 이와 같은 동화주의적 관점에서 진행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다문화 축제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다문화주의 관련 담론에 매몰될 필요도 없다. 지역의 문화와 특성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의 접근이 필요하다. 다문화의 다양성과 더불어 내밀한 공동체의식을 활성화하여 동반자적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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