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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독립운동 무대’ 만주의 기억 소환하다

입력 : 2017-06-17 03:00:00 수정 : 2017-06-16 21: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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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 지음/민속원/12만원
간도의 기억/박환 지음/민속원/12만원


만주 특히, 간도 땅은 한국인에 어떤 의미인가. 사료를 통해 보더라도 간도 땅은 역사적으로 우리와의 내력이 보통 깊은 게 아니다. 지금은 중국 영토이기에 그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체념만 하고 있다. 지금도 말 달리며 드넓은 만주 땅을 질주하던 독립군들이 나타날 것만 같다.

우리에게 잊혀진 땅 만주는 1860년대부터 한국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독립운동의 무대였다. 기후도 한반도와 별반 다를 바 없고 농사 지을 토지는 무한대로 널려 있다. 광활한 땅에서 일한 만큼 벌 수 있어 구한말 팍팍한 시대 한인들에게는 블루오션이었다.

수원대 사학과 박환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만주에 대한 기억을 생생히 되살려주고 있다. 800여 쪽에 이르는 묵직한 연구 실적과 80여 장의 사진을 실어, 항일 독립군들과 조선인의 삶을 재현했다. 독립군 토벌에 나선 일본군의 흔적과 일본인의 생활상도 아울러 전한다. 일제 역시 만주에서 청일·러일전쟁 직후 관동군을 창설, 대륙 침탈의 전초기지로 건설했다.

저자는 만주 지역의 인문지리 지식을 보다 충실히 책에 담았다. 사실감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이 역력한 책이다. 대륙 침략을 전개한 일제의 실체와 조선인에 대한 회유정책, 만주 접경지 함경도와 평안도의 지식도 담았다.

책은 4부로 꾸며졌다. 1부는 1920년대 간도 모습이 주로 담겼다. 물론 일제가 대륙침략용으로 만든 간도사진첩과 사진엽서 등을 기본으로 했다. 당시 우리 손으로 만든 자료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제 관동군이 조선인을 대량 학살한 경신참변 사건도 새롭게 소개했다. ‘1924년 5월 1일 현재 간도총영사관직원표’에는 조선인 경찰들의 이름도 적지 않게 드러난다.

2부에서는 1920년대 남만주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단체 정의부의 기관지 월간 ‘젼우’ 제3호를 소개했다. 1000부가 인쇄된 ‘젼우’ 창간호에는 조선혁명운동의 장래와 만주독립운동의 현안 등 10여 편의 글이 실려 있다. 3부에서는 일본인들이 만든 간도 및 함경도 지역 안내서가 주로 인용되었다. 일제는 1905년 러일전쟁 승리 직후 일본 본토인의 만주 이주를 독려했다. 당시 함경도, 평안도와 간도 지역 간 이정표, 열차 운임, 여관, 음식점, 사진관 등 다양한 모습도 있다.

4부에서는 ‘국경사진대관(國境寫眞大觀)’ 1929년판과 1934년판을 실었다. 이 사진첩을 통해 만주의 장백현, 임강현, 관전현, 안동현 등의 독립군 활동상을 볼 수 있다. 국경을 수비하는 일본군수비대의 긴장된 모습, 일본군대 초소들, 일본 여성들의 군사훈련 모습도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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