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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헬기공격 음모론 '솔솔'…野일각 "마두로식 자작극"

입력 : 2017-06-29 01:44:22 수정 : 2017-06-29 01: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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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용의자 배우 경력…야권 "내부균열 봉합·지지세력 결집 목적" 추정
베네수엘라 대법원과 내무부에 대한 헬리콥터 공격 이후 우파 야권 일각에서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식량과 생필품 부족 등 경제난 속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헌법 개정을 위한 제헌의회 투표를 앞둔 상황에서 정국 혼란을 수습하고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정권이 꾸민 '자작극'일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야권 일부 인사들은 이번 공격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스카르 페레스의 배우 경력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 남성은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베네수엘라 범죄수사대(CICPC) 특별대응팀' 소속 조종사라고 소개했다.

페레스의 다른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그는 스쿠버 다이빙, 승마를 했으며 특히 2015년에 베네수엘라 영화 '정지된 죽음'에 출연했다고 적었다.

정부가 공격 이후 그를 체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행정 보좌관으로 일하는 기오프란 블랑코(24)는 "이것은 완전한 허구"라면서 "어젯밤에 쿠데타가 있었더라면 왜 오늘 거리가 조용한가? 정부는 단지 거리에서 일어나는 시위 압력을 중단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의문을 나타냈다.

야권 일각서는 이번 공격이 일어난 시기에도 주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4월부터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거의 매일 계속되고 있다. 사회혼란을 틈탄 약탈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과 군의 사기는 저하된 상태다.

무엇보다 이번 공격은 마두로 대통령이 현재의 정국 혼란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제안한 제헌의회 투표를 약 한 달 앞둔 시점에 일어났다.

마두로 대통령의 임기 연장 등에 대한 조항이 직접 포함되지 않았지만 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20년 전에 제정한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투표가 다음 달 30일 치러진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인 1999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그러나 제헌의회 투표를 앞두고 마두로 행정부 일각에서 반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루이사 오르테가 디아스 검찰총장은 최근 헌법 개정을 위한 제헌의회 구성절차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침해했다고 비판하며 대법원에 제헌의회 구성 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마두로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알렉시스 로페스 라미레스도 지난달 제헌의회 구성절차에 대한 이견으로 자문기구인 국방협의회의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균열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야권에 동조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마두로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하면서 정치적 멘토인 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충고의 성격이 짙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군사 공격과 쿠데타 시도 등이 발생할 경우 위기의식이 커져 마두로 정권 내 균열을 봉합하고 지지세력을 결집하기가 한결 쉬워진다는 게 야권 일각의 추측이다.

야권 일부 인사는 소셜미디어에 반대 진영에 대한 탄압 강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마두로 대통령이 꾸며낸 사건이라고 추측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 지도자 중 한사람인 훌리오 보르헤스 국회의장은 이번 공격을 '마두로식 자자극'이라고 의심하면서 야권 진영은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아직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르헤스 의장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을 놓고 정부가 기획한 사기극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실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사실이 뭐든지 간에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사실은 일치한다"고 말했다.

MUD 지도자 중 한 명인 프레디 구에바라도 트위터에서 "독재를 극복하기 위한 압력을 생성하려면 오늘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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