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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이여 안녕! Red 강렬하게 여심 적중

입력 : 2017-09-05 21:03:42 수정 : 2017-09-05 21: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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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 암울할수록 발랄한 원색 선호 / 편안한 단색 ‘놈코어룩’ 유행 지고 / 여성적이고 화려한 빨간 패션 부상 올가을에는 산야보다 옷차림 위에 먼저 단풍이 들 전망이다. 가을·겨울(FW) 패션에서 유독 붉은 계열 색상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버건디는 늘 가을 색상의 대표주자였다. 올해는 이 외에도 선명한 빨강부터 짙은 오렌지빛까지 다양한 붉은 색상이 쓰인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향을 패션에서 놈코어(Normcore·평범함 추구)가 지고 여성성이 뜨는 흐름의 반영으로 보고 있다. 


막스마라 제공
◆전통의 버건디뿐 아니라 선명한 붉은색·오렌지 등 다양


패션과 빨강은 늘 불가근불가원이었다. 붉은색은 여성성의 극치로 떠받들어졌지만 과감히 전면에 나서진 못했다. 워낙 존재감이 강렬해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면 위아래를 온통 빨강으로 입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올가을은 다르다. 런웨이에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붉은색으로 무장한 차림이 눈에 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채도 높은 레드부터 가을이면 빠질 수 없는 우아한 버건디, 빛바랜 오렌지 레드까지 수많은 빛깔의 레드가 런웨이를 물들이고 있다”며 “특히 이번 시즌에는 강렬한 레드가 벨벳, 페이턴트 가죽, 쉬폰, 퍼, 울까지 소재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 홍보사 APR 측은 “이번 시즌에는 레드가 포인트 색상을 넘어 주요 컬러로 자리매김했다”며 “선명한 빨강은 전체 차림을 압도하기에 액세서리나 상·하의 하나에만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레드에 레드를 겹쳐 입거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드로 둘러싸는 스타일이 눈에 띈다”고 소개했다.

지방시는 아예 지난 12년간 선보였던 각 시즌의 상징적 스타일을 붉은색으로 재해석해 출시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버건디색 트렌치코트를 푸시아(자주) 색상의 스웨터와 입어 눈길을 끌었다. 길고 풍성한 코트이지만 차분한 색상을 사용해 과하지 않은 강렬함을 표현했다. 셀린느는 빛바랜 듯한 오렌지 레드 색상의 드레스로 우아함을 뽐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독특한 질감의 트렌치코트에 붉은색을 덧입혔다. 프로엔자 스쿨러는 이보다 더 관능적이고 강렬할 수 없을 정도의 붉은 드레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언론 공개 행사를 가진 빈폴레이디스는 버건디색 트렌치코트 외에도 새빨간 구두와 가방, 티셔츠 등을 군데군데 배치해 신선한 느낌을 냈다.


올 가을·겨울 패션은 기존의 버건디뿐 아니라 선명한 빨강, 오렌지빛 등 다양한 붉은색이 사랑받고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제공
◆패션에 여성성 부각…탈놈코어 영향


빨강이 주목받는 데는 탈놈코어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평범하고 편한 차림을 추구한 놈코어에서 벗어나 여성적이고 장식적인 패션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도 발랄한 붉은색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빈폴레이디스 임수현 디자인 실장은 “최근 버건디, 레드, 브릭 등 난색의 쓰임이 늘어나고, 기존 무채색 일색에서 탈피해 색채 사용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색, 실루엣, 스타일링 등 모든 면에서 놈코어는 끝난 듯하다”며 “놈코어에서 벗어나 여성스럽고 스타일리시한, 즉 여성성이 강조된 옷이 나오다 보니 난색이 주목받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즌은 같은 색 계열을 맞춰 입거나 아예 보색을 맞춰 입다 보니 난색의 보색인 그린 계열 색상도 자주 쓰인다”고 전했다.

패션 홍보사 엠퍼블릭 관계자는 빨간 원색이 사랑받는 데 대해 “최근 테러, 난민 문제, 핵 위협 등 전 지구적으로 암울한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심리적인 반발로 원색을 찾게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럭키슈에뜨 제공
◆흰 피부에는 새빨간 옷, 어두운 피부는 오렌지빛 선택


붉은색도 채도·명도가 다양하기에 자신에게 맞는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APR 측은 레드 립스틱 선택 공식을 적용해 볼 것을 제안했다. 흰 피부에는 채도가 높은 순빨강이 잘 어울린다. 반대로 피부가 까무잡잡하면 오렌지빛이 도는 붉은색이 자연스럽다.

과감하게 붉은 원피스를 구입하고 싶다면 단순한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낫다. 프릴이나 레이스가 부착된 원피스는 과할 수 있다. APR 관계자는 “꾸준히 인기인 와이드팬츠와 레드의 조합도 세련미를 발산할 수 있다”며 “색상 자체가 강렬해 하체로 시선을 분산시키기에 하체가 빈약하거나 상체가 발달한 체형이 빨간 바지나 치마를 입으면 보완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때 상의는 차분한 색상을 고르는 게 낫다.

상의를 붉은색으로 입을 수도 있다. 올 시즌에는 빨간 니트를 셔츠와 겹쳐 입는 차림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엉덩이를 덮는 길이에 어깨가 길게 늘어지는 루즈핏 레드 니트는 얼굴을 화사해 보이게 한다. 발랄함과 여성적 느낌도 동시에 준다. 이때 하의는 날씬한 바지나 펜슬 스커트 등 몸에 붙게 입으면 날씬해 보인다. 도저히 붉은 색상을 입을 자신이 없다면 빨간 가방·지갑·운동화 등을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패션홍보사 나비컴 관계자는 “빨간 겉옷을 입을 때는 화려한 화장보다 색조를 배제하고 깔끔한 피부표현을 강조하는 것이 피부 톤을 더 맑아 보이게 하고 옷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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