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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만 추구하는 조직 시스템… 하고 싶은 일 하나도 없는 무기력한 ‘바보 어른’ 만들어

입력 : 2017-11-17 19:39:43 수정 : 2017-11-17 19: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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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굿맨 지음/한미선 옮김/수전 손택 해제/글항아리/2만1000원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기/폴 굿맨 지음/한미선 옮김/수전 손택 해제/글항아리/2만1000원


미국의 저명한 사회비평가이자 심리학자, 작가인 폴 굿맨의 명저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기’(원제: Growing Up Absurd)가 나왔다. 저자는 젊은이들과 대화하던 중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다”며 의기소침한 그들에게 실망하면서 이 책을 썼다. 저자의 문제 제기는 잠재력을 지닌 청년들이 스스로 냉소적인 ‘존재’가 되거나, 시스템에 갇혀 체념하는 삶을 산다는 것. 1960년대 미국은 오늘날의 한국과 닮아 있다. 삶은 계속되고 있지만, 세상이 젊은이의 삶을 응원하리라는 확신이 청년들에겐 없다는 얘기다.

당시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좌파가 몰락했고, 매카시즘 광풍이 불면서 청년들은 냉전 문화의 굴레에 진절머리를 냈다. 그런 시대 상황 속에서 이 책은 신좌파의 고전이 되었고 지금도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는 조직 사회가 자본을 선점한 채 최대한 많은 인재를 매수하고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한다고 비판한다. 예컨대 채널을 독점한 일부 매체들이 광고주와 검열기관 요구에 맞게 뉴스를 쏟아내고, 대학이 자신들에게 ‘안전한’ 사람들로만 교수를 채용하는 식이다.

저자는 이러한 조직화한 시스템의 최대 문제점으로 ‘목표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간접성’을 꼽는다. 조직화한 시스템이 추구하는 것은 이윤이나 신용, 정치적 이익 등이다. 주거, 교육, 의료 등 대중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욕구를 직접 해결하려는 시도는 대신 환영받지 못한다.

그러면서 청년의 반항·일탈 문제에 대해서는 “조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배척한다. 청년들의 일탈이 조직 사회를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부조리한 사회가 청소년 비행을 낳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부조리한 사회가 잠재력 많은 젊은이들을 바보 어른으로 크게끔 한다”고 비판한다. 사회가 인간 본성의 욕구와 능력을 충족시켜 젊은이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변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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