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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수치심·혐오… 감정 키워드로 사회 진단

입력 : 2017-11-17 19:55:40 수정 : 2017-11-17 19: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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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문화연구소 지음/은행나무/1만5000원
감정 있습니까?/몸문화연구소 지음/은행나무/1만5000원


‘감정노동’ ‘혐오사회’ ‘분노조절장애’

감정은 흔히 개인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감정에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문제와 연결되는 부분도 있다. 건국대 몸문화연구소가 펴낸 ‘감정 있습니까?’는 감정과 관련된 사회 현상들을 통해 우리 사회를 진단하는 책이다.

연구소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감정인 연애, 혐오, 시기심, 공포, 분노 등 10개 키워드를 분석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본다. 연구소 소장인 김종갑 건국대 영문학과 교수는 최근 가장 논란이 되는 감정인 혐오에 관해 이야기한다. 김 교수는 과거 혐오는 정치적이거나 집단적이기보다는 심미적이고 개인적인 감정이었지만 2005년 이후 구호나 선언문처럼 정치화 노선을 달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문학평론가 임지연은 세월호 사건을 통해 수치심에 주목한다. 세월호 사건 앞에서 수치심을 가져야 할 사람은 국가의 지도자, 선장, 해경이었지만 이들은 잘못이 없다고, 죄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도 부여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고 사태를 윤리적으로 책임지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임지연은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죽음을 ‘나’의 책임으로 느끼는 이들이 증언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수치심의 윤리적 가능성을 발견한다. 권력가로부터 부여받은 수동적인 수치심이 아니라, 스스로 ‘나’의 것으로 삼은 수치심은 나와 사회를 성찰하게 하고 연대하게 해 개인과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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