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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독일 정세 불안…"英美와 달라" 지적도

입력 : 2017-11-21 17:12:04 수정 : 2017-11-21 17: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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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은 트럼프도, 브렉시트도 아니다" 지적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믿을 수 있는 사람(a safe pair of hands)'으로 평가받아 왔다다. 하지만 미국 시사전문지 디 애틀랜틱은 20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의 연정협상이 결렬되면서, 독일이 전 세계적으로 정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전형화된 정치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독일과 메르켈 총리가 처한 상황은 미국이나 영국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긋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디 애틀랜틱은 전했다.

연정협상 결렬 후 메르켈 총리는 연정 구성 방향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그는 기존 연정에 함께 한 사회민주당(SPD)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양측간 연정이 이뤄질 경우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또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만의 소수정부를 출범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재선거를 해야 한다.

메르켈 총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쉽지 않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독일 킬대학의 정치학자 마르셀 디르수스는 "바이마르 시대를 연상시킨다는 역사적인 이유로 독일인들은 소수정부에 매우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마르 시대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18년부터 1933년까지를 말하며, 당시는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 했었다.

디르수스는 또 "메르켈은 큰 도박꾼이 아니기 때문에 (불안전한)소수정권을 운영하는 것은 그의 통치 스타일이 아니다"며 "메르켈은 안정을 선호한다. 따라서 일을 결정하고 뭔가 하고 싶다면 베를린에는 안정된 정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한 메르켈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유로존 개혁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서 "따라서 남(메르켈)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기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재선거를 해도 결과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스페인 정책연구기관인 엘카노로얄연구소의 독일 전문가 울리히 스펙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 유권자들은 매우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메르켈 총리 이후 독일이 유럽안정의 기반으로서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스펙은 "독일의 정당 시스템은 상당히 견고하고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독일은 어떤 식으로든 전통적 정당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스스로를 찾으려고 투쟁하는 새로운 정치 환경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는 지금 갑자기 메르켈 이후 세계와 지정학적 변화의 시기에 메르켈과 함께 안정을 지속할 수 있을지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정협상 결렬을 독일 정치의 중대 분수령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르수스는 "어떤 의미에서는, 독일은 갈수록 점점 더 전형적(normal)으로 되고 있다"며 "하지만 벌어지고 있는 일을 지나치게 해석하는 것은 실수하는 것이다. 메르켈과 독일은 트럼프나 브렉시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르켈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권력을 갖고 있고, 독일은 우리가 주변에서 보고 있는 것들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는 국가"라고 역설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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