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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필웅의 백태클] K리그는 약하지 않다

입력 : 2017-11-21 20:48:33 수정 : 2017-11-21 2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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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올 시즌 K리그 그라운드를 화려하게 수놓은 베스트11 수상자들이 발표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K리그에 관심이 없는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이재성, 김민재, 김진수, 최철순, 이근호, 염기훈, 조현우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덕분이다. 이들은 지난 10일과 14일 콜롬비아, 세르비아 평가전을 통해 한국축구가 보여준 변화의 중심인물들이기도 하다. 리그 일정 때문에 이들이 뛰지 못했던 지난 10월 러시아, 모로코전 졸전과 이번 평가전 선전으로 K리거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 바뀌면서 이제야 비로소 팬들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됐다.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 MVP를 수상한 전북현대 이재성 등 베스트11에 선정된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실 최근 3~4년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쟁력 하락 원인은 매우 단순하다. 대표 선수 발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속만 유럽팀일 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그라운드를 밟았고 이는 곧바로 부진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중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 역시 지지부진한 경기력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그렇다면, 이들이 어떻게 계속해서 국가대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었을까. 일단 이상하리만큼 K리그 선수들을 냉대했던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은 “K리그서 최고의 선수들이라면 유럽에서는 B급일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해 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뿐일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K리그를 B급으로 바라본 것이 전임 감독들뿐이 아니었음을. K리그 선수들을 ‘해외 진출을 안 한’ 선수가 아니라 ‘해외 진출을 못 한’ 선수로 생각하는 시선이 분명 팬들의 머릿속에 존재했다. 그리고 이는 국가대표 감독들이 K리거들을 ‘푸대접’하는 밑바탕이 됐다. 여론에 유난히 민감했던 슈틸리케 감독이 끝까지 해외파 기용을 고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밑바닥 정서를 캐치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서필웅 기자.

이 부분에서 한 가지가 명확해진다. 한국축구가 바뀌기를 요구하기에 앞서 축구팬들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K리그는 약하지 않다’는 사실을 팬들이 인정하고 K리거들의 국가대표 기용에 힘을 실어주어야만 향후 순수 실력과 컨디션에 의거한 제대로 된 선수 선발이 가능해진다. 다행히 지난 두 달간의 ‘우여곡절’ 덕분에 이런 인식 변화의 실마리가 생겼다. 이 실마리를 잡고 한국축구의 근본적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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