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뉴스분석] ‘北 고사작전’ 나선 트럼프… 北·美 다시 급랭

입력 : 2017-11-21 20:45:19 수정 : 2017-11-21 21:46: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美, 9년 만에 테러지원국 재지정 / “살인정권 고립 최대의 압박” 강조 / 자금세탁·종교 우려국 지정 이어 / 北 ‘불명예 3관왕’… 불량국가 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 의해 자금세탁 우려국,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된 북한은 이번 조치로 ‘불명예 3관왕’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은 핵 초토화로 세계를 위협하고 있고, 암살 등 국제적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행동을 되풀이해왔다”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키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오래전에 (이번 조치를) 했어야 했다”며 “테러지원국 지정은 북한과 관련자에 대해 추가적 제재와 불이익을 가할 것이며, 살인 정권을 고립화하려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무부가 내일 강력한 대북 추가제재 내용을 발표할 것이며, 이는 2주에 걸쳐 마련될 것”이라며 “2주가 지나면 제재는 최고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지난 2일이 시한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으로 발표 시기가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의회에서 통과된 대북제재법은 테러지원국 지정 여부를 90일 이내 결정토록 했다. 미국이 재지정 방침을 확정한 뒤 발표 시기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김정남 암살’과 ‘오토 웜비어 사망’을 사실상 거론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지난 2월 쿠알라룸푸르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 공격을 받고 살해됐다.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는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 6월 귀국한 뒤 엿새 만에 사망했다.

이번 조치엔 실체적 사례와 더불어 미국의 대북 압박 필요성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작전의 일환”이라고 테러지원국 재지정 배경을 명확히 했다. 북핵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이 기대에 못 미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큰 움직임”이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그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번 조치로 북한은 무역제한과 대외원조 금지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등 이미 각종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이번 조치로 겪을 추가적 어려움은 별로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위험천만한 ‘불량국가’로 낙인찍히는 효과는 크다. 미 정부가 테러지원국 재지정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으면서 북·미는 대결국면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서면 북·미 갈등이 첨예해질 수 있다. 미국이 군사옵션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도 커진다. 재무부의 추가 독자제재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개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대응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평남 자동차 공장 시찰하는 김정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평안남도 덕천 소재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찾아 생산된 트럭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진과 기사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1∼3면에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직접 트럭을 시운전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그렇다고 북·미의 대화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된 건 아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테러지원국 재지정 이후에도 북핵 위기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도 “미국의 대화 포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987년 12월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1월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가 2008년 10월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해제됐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