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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퍼즐 맞춘 '지각 내각'…文정부 1기 조각 완성

입력 : 2017-11-21 18:57:23 수정 : 2017-11-21 23: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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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사람 하는 일 마음 같지 않아” 토로/ ‘인수위’ 없이 출범한 탓 조각 어려움/ ‘비리사범 배제’ 대선 공약에 ‘발목’/ 거센 검증 공세로 공직 사양도 속출/ 1기 내각 부산·경남·수도권 출신 최다/전·현직 '금배지' 7명…여성 27.8%/ "폭 넓은 인재 등용 시스템 개발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 걸린 임옥상 화가의 작품인 ‘광장에, 서’ 앞에서 참모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그림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어진 촛불집회 모습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진을 찍은 뒤, “제가 전시회에 가보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보니, 이게 촛불집회를 형상화한 건데, 우리 정부 정신에 부합하고 정말 좋아 보이더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말 세상 일이, 사람이 하는 일이 마음 같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두 차례나 이러한 심경을 밝혔다. 처음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식에서 이같이 말했고, 연이은 국무회의에서도 같은 말로 회의를 시작했다. 대선 기간 내내 ‘준비된 대통령’을 강조했으나 취임한 지 195일 만에야 홍 장관 임명으로 내각 구성을 마무리한 것에 대한 착잡한 속내가 드러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조각은 국정 공백 상태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라는 준비기간 없이 출범한 탓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특히 병역면탈·위장전입·부동산투기·세금탈루·논문표절 5대 비리사범을 고위공직에서 원천배제하겠다는 대선 공약은 조각 내내 높은 장벽으로 작용하며 인선을 어렵게 했다. 언론의 거센 검증 공세에 공직을 사양하는 이가 속출했으며, 청와대 내 검증인력을 채우는 데도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청와대로 여야 당 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5대 인사원칙을 언급하면서 “선거 때 말씀드린 것은 원칙이었다. 인수위 과정이 있었다면 이 원칙을 실천할 구체적 기준을 마련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정부는 서너 단계로 나눠 인선 결과를 발표하며 국무위원석을 채워갔다. 출범 첫날 ‘국무총리 이낙연·국정원장 서훈·비서실장 임종석’ 발표를 시작으로 이후 강경화 외무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파격적인 인선을 선보였다. 경제수장에는 야간대학 출신으로 ‘흙수저’ 신화를 쓴 경제관료 출신의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발탁했다. 이후에는 대구·경북 기반의 김부겸 의원을 행정자치부 장관에, 부산·경남의 김영춘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에, 호남의 김현미 의원을 국토교통부 장관에, 충청의 도종환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각각 임명하며 지역 안배를 추구했다.
임명장 수여식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오른쪽)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써 새 정부 출범 195일 만에 조각이 완료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비교적 순탄했던 문재인정부의 조각 작업은 이후 안경환 법무부 장관·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부실 검증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영주 노동부 장관 임명 등으로 다시 빈자리를 채웠으나 마지막 공석이었던 벤처부 장관 자리는 다시 한번 박성진 후보자가 창조과학론 및 뉴라이트 논란으로 사퇴했고, 결국 이날에서야 임명장을 줄 수 있었다.

비로소 완성된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을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부산·경남과 수도권 출신이 각 5명씩으로 가장 많다. 광주·전남 3명과 전북 1명 등 호남 4명, 충청 3명인 반면 대구·경북 출신은 단 1명이다. 대학별로는 서울대와 연세대가 각각 4명, 고려대 2명 등이다. 나이는 60대가 13명, 50대가 5명이다. 경력을 살펴보면 단연 ‘금배지’가 많다. 김부겸·김영춘·김현미·도종환·김영주·김영록·홍종학 장관 등 총 7명의 전·현직 의원이 포함됐다. 반면 관료 출신은 김동연 부총리와 송영무·조명균 장관 등 3명이다. 여성은 27.8%로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인 ‘여성 장관 30%’에 근접했다.

문재인정부 1기 내각 및 고위직 인선을 놓고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대다수 인사가 2012년, 2017년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때 강조한 ‘협치’와 거리가 먼 인선이며 향후 정국 운영에서도 야당 협력을 얻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문재인정부 조각을 하며 보다 폭넓게 인재를 등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커졌다”며 “인사수석실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등용 가능한 인사를 폭넓게 추천하고 깊이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유태영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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