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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심정적 유대관계 통해 정체성 확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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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17 21:08:08 수정 : 2018-01-19 16: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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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 여성이나 자녀의 현실 적응 문제를 놓고 가장 많이 대두되는 것이 정체성 문제이다. 많은 논자들은 정체성의 혼돈이나 부재를 지적한다. 어찌 보면 정체성 문제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고, 이를 극복하는 일은 당사자들에게는 숙명적 과제이기도 하다.

국가와 민족 나아가 문화가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 부부로 인연을 맺고 가정을 형성해 살아간다는 것은 출발부터 문화적 충돌을 전제로 한다. 출생부터 다른 이질적인 남녀가 만나는 입장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내국인의 결혼도 서로 살아온 지방이 다르고 가풍이 다를 뿐 아니라, 심지어 성격까지 달라서 이런저런 갈등이 발생한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한순간 색다른 문화가 만나 조화를 이루고 가족을 형성하기란 지극히 힘든 일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진단이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응책이 현실적으로 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그동안 이를 망각하고 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현상에만 집착해온 것도 사실이다.

인간관계가 다 그렇지만, 특히 다문화가정의 경우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진솔한 심정적 유대가 필요하다. 단순히 이해하고 사랑하며 한 가족으로서 역할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심정(心情)이란 현상적인 이해나 부부간의 사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랑의 뿌리를 의미한다. 사랑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적인 나뭇가지라면 심정은 사랑을 출발시키고 지탱해주는 땅속 뿌리와 같다.

심정은 부모의 사랑으로 대변될 수 있다. 배우자와의 관계 역시 부모의 사랑이 필요하다. 부모의 심정과 사랑으로 다문화가정을 이해하고 돌봐줄 때만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제 다문화의 확산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이다. 어떤 연유에서든 이민족 간의 갈등 문제는 전 세계에서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미주는 미주대로, 유럽은 유럽대로 나름의 복잡다단한 인종 문제를 안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부모주의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 체제에서만이 해결될 수 있는 궁극적인 문제이다. 이는 ‘한 부모 아래 세계는 하나’라는 이념을 전제로 한다.

이제까지 세계는 형제간의 관계만을 강조해 왔다. 관계를 정립함에 있어서도 서로 간의 평등 관계만을 주장해 온 것이다. 이에 관한 해결책은 부모주의에 근거한 부모의 심정적 접근만이 가능한 것이다.

다문화가정의 갈등 양상 역시 부모의 심정적 유대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부모의 심정을 바탕으로 한 부부관계는 물론 자녀관계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시각으로 다문화가정을 바라보고 이해한다면 정체성 문제는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아예 그런 혼란이 야기되지도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한 제도적인 방안이나 체계적인 교육이 필수적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국가나 정부의 다문화정책 역시 이제는 현상적인 내용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본질적이고 내면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교육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자와 자녀 그리고 정주민에 관한 부모주의 다문화정책이 수립될 때 정체성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가정연합에서 주창하는 ‘한 하나님 아래 세계는 한 가족’ 캠페인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으며 이에 관한 의미를 더한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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