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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합동훈련·단일팀·체류비…극복해야 할 ‘3대 악재’는

입력 : 2018-01-18 18:56:07 수정 : 2018-01-19 00: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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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金의 대표적 치적사업으로 선전 / 국제사회 제재망 뚫고 스키장 완공 / 국내 항공기, 北 이착륙 논란 소지 / ② 단일팀 구성, 무리한 추진 / ‘평화올림픽’ 대명제엔 긍정적 인식 / 선수들과 사전 논의 없어 부정 여론 / ③ 방남 대표단 체류비용 문제 / 2002년 288명 방문때 13억여원 지원/ 이번엔 최소 550명 달해 지출액 클 듯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둘러싼 여론이 심상치 않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 자체는 환영하지만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하라는 식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과정,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이완하는 듯한 남북 합의 내용이 불씨가 되고 있다. 평화올림픽을 달성하려는 문재인정부의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북 합동이벤트 비판 여론·단일팀 구성 분란·대북 편의 제공 논란이라는 3대 악재(惡材)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논란의 남북 합동이벤트

남북 평창실무회담(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 공동발표문에는 남북의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개최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내용이 포함됐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남북 공동개최가 아닌 만큼 엄밀히 따지면 금강산과 마식령스키장은 올림픽과 무관한 지역이다. 특히 북측 강원도 원산에 있는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은 다소 생뚱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강산·원산 지역은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3대 벨트 가운데 한 축을 형성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합의는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보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은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공조를 역행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
2013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완공된 마식령스키장을 시찰하는 모습. 연합
2013년 12월 31일 개장한 마식령스키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촘촘한 대북제재망을 뚫고 리프트 장비와 스노모빌 등을 들여와 논란이 됐던 곳이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등 스키장비 관련 업체가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에 직접 수출한 게 아니라는 해명까지 해야 했다. 마식령스키장은 북한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대표적 치적 사업으로 선전하는 곳이고 외화벌이 목적으로 조성됐다. 초고속으로 건설돼 ‘마식령 속도’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원산 출신설이 있는 김 위원장에게 마식령스키장은 각별한 곳이다. 김 위원장의 생모인 북송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영희가 처음 밟은 북한 땅이 만경봉호가 닿은 원산항이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김정은 출생지는 불분명하지만 원산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설이 유력하다”며 “신분 특성상 의료시설이 가장 좋은 평양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생모와도 인연이 깊은 원산이 제2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북한 마식령스키장.
마식령스키장은 원산의 서북방 25km,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다. 금강산과는 차로 3시간 거리다.

북한은 마식령스키장을 개장한 이듬해에는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 5월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원산지구를 세계적인 관광도시, 도시 형성의 본보기로 꾸릴 것을 지시했다”고 공개했고, 같은 해 중국 등지에서 원산과 금강산을 연계한 대규모 개발계획 설명회를 열며 외자 유치에 공들였다.

우리 측이 원산 갈마비행장을 이용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들어간 항공기와 선박은 북한을 떠난 지 180일(6개월)일 동안은 미국에 착륙이나 기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북 독자제재를 시행 중이다. 국내 항공기의 북한 공항 이착륙 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저촉 여부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난 2017년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그룹 A 대회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무리한 단일팀 구성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가장 큰 논란은 역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문제다. 정부는 우리 선수들의 피해가 없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올림픽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과연 단일팀을 꾸리는 게 맞느냐는 부정적 여론이 강하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 대표단이 내려와 함께 즐기며 한데 어울리는 모습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가슴 뭉클함이면 된다”며 “왜 감동을 흘러나오지 못하게 하고 쥐어짜려 하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대북 편의 제공 논란 여전

관행에 따라 선수단 참가 비용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머지 방남단 체류비용은 정부가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부담할 전망이다. 이런 남북 스포츠 교류협력 방식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사상 최대 규모의 방문단이 방남하면서 체류비용 부담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수 있다. 예술단(140여명), 응원단(230여명), 태권도시범단(30여명), 패럴림픽 방문단(150여명) 등 현재 확정된 방문 규모만 550여명이다. 
지난 2005년 8월 31일 제16회 아시아 육상 선수권대회에 참석한 북한 응원단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정부는 2002년 부산하계아시안게임(응원단 288명) 때 13억5500만원,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응원단 303명) 때 8억9900만원 등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출했다. 이번에 방문단이 대폭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기금 지출액도 이에 비례해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대북제재 공조 틀과 남북관계 관행을 고려해 무리 없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이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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